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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릉역 배달라이더 숨진 그곳서 또 충돌 사고읽음

유선희·민서영 기자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 교차로에서 구급대원들이 오토바이 사고로 부상을 입은 배달라이더 A씨를 응급 처치 하고 있다. 민서영 기자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 교차로에서 구급대원들이 오토바이 사고로 부상을 입은 배달라이더 A씨를 응급 처치 하고 있다. 민서영 기자

지난 26일 배달라이더가 화물차에 치어 숨진 서울 강남구 선릉역 교차로에서 또 다시 배달라이더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과 사흘 만에 똑같은 지점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3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배달라이더 A씨는 지난 29일 오후 5시쯤 삼성동 선릉역 교차로에서 선정릉역 방향으로 오토바이를 주행하려다 도곡역 방향으로 가던 다른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좌회전 신호에 B씨가 직진을 하면서 때마침 우회전을 하던 A씨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A씨는 손목 골절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B씨도 손가락을 다쳤다.

경찰은 목격자와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 사거리에서는 지난 26일에도 한 배달라이더가 신호를 기다리다가 화물차에 치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화물차 운전자는 앞에 있던 라이더를 보지 못하고 신호가 바뀌자 바로 액셀을 밟았다가 사고를 냈다. 경찰은 화물차 운전자를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사고 발생 이후 선릉역 8번 출구 인근에는 추모공간이 마련됐고 고인을 애도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촉박한 배달 시간과 낮은 운임 등 구조적인 문제가 배달라이더들을 사고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는 지난 28일 “코로나19로 배달수요가 늘고 고인처럼 생계가 막막해서 배달시장에 들어온 라이더들이 많지만 기초적인 배달 교육조차 받지 못하고 현장에 투입된다”며 “배달라이더의 산재 사망은 구조적 문제로, 공제조합을 설립해 보험료를 낮추고, 보험가입 의무화를 비롯해 안전·배달교육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라이더들은 15분 안에 음식점을 가서 15분 안에 고객에게 배달을 해야 한다. 시간이 빠듯하고 배달 건수로 돈을 벌기 때문에 바쁘게 움직이느라 안전을 충분히 지킬 수 없다”며 “라이더들은 사실상 플랫폼 기업에 전속적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특수고용 형태라 법적 사각지대에 있다. 플랫폼 기업이 안전과 같은 기본적인 부분을 책임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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