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통보를 받아들이지 않고 문자를 수십 차례 전송하는 등 연인을 폭행·스토킹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괜찮다’고 말했지만, 현장 경찰관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진술을 유도한 결과 스토킹 정황이 확인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및 폭행·협박 등의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피해자가 헤어지자고 했다는 이유로 직장과 집을 찾아가 스토킹하고, 피해자를 폭행하거나 피해자의 가족에게도 협박성 문자를 보낸 혐의를 받는다. 또 피해자 직장에 사생활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거나 ‘죽음’을 거론하며 공포심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 20일 오후에도 피해자를 찾아가 폭행을 하는 등 괴롭히다가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피해자가 이전에 스토킹 피해를 신고한 이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자 ‘오늘 폭행을 당한 것은 아니다. 괜찮다’며 경찰을 돌려보내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 경찰관은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피해자와 A씨를 분리한 뒤 진술을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면담을 통해 협박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와 피해 기간 등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 내용을 토대로 긴급응급조치와 잠정조치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긴급응급조치로는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를 사후승인으로 취할 수 있다. 잠정조치는 경찰이 법원에 신청하며, 서면경고(1호)부터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4호)까지 조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