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투약한 뒤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강제로 열려고 한 20대 승객이 경찰에 체포됐다.
인천국제공항경찰단은 항공보안법 위반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로 A씨(26)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전 2시쯤 미국 뉴욕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열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비행기가 출발한 지 10시간 만인 전날 오후 12시쯤 기내에서 불안 증세를 보이며 비상문을 열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다. 다만 A씨가 승무원에게 제지당하면서 실제 비상문이 열리지는 않았다.
경찰은 인천공항에 도착한 A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간이시약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자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비상문을 열려고 시도한 이유와 투약한 마약량 등을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비상문을 강제로 열려다가 승무원들이 제지하자 소란을 부리지는 않았다”며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이 비상문을 열려고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에도 10대 승객 B씨가 비행 중인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열겠다며 소란을 부리다가 적발됐다. B씨는 범행 당시 마약을 한 상태였다. B씨는 지난달 20일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40시간의 약물 중독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함께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5월에는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30대 C씨가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고도 224m 상공에서 비상구 출입문을 강제로 열었다. C씨는 지난 21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국내에서 운항 중인 여객기 출입문을 개방한 국내 최초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