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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 성폭력 혐의 목사 “나는 성령의 종 다윗”

강은 기자

경찰, 신도용 교리 집중조사

그루밍 통한 신격화 정황

‘결혼 목사 허락’ 서약서도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목사의 성폭력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해당 목사가 ‘그루밍(길들이기)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자신을 신격화하는 방식을 동원한 정황을 보여주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목사가 신도들에게 유포한 교리와 내부 지침서 등을 준강간 혐의 입증의 주요 단서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목사는 최근 출국금지됐다.

1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의왕경찰서는 준강간 및 강제추행 등 혐의를 받는 목사 김모씨(69)가 신도들에게 배포한 교리를 확보해 수사 중이다. 해당 문건에는 ‘너희가 모든 일을 행할 때 너희 계획이 아닌 나 성령의 종 다윗과 같은 김○○(목사 이름)의 마음으로 행하라’ ‘삶에서 중요한 결정을 각자 해서는 안 되며 평생 지도자 김○○의 뜻에 따라 이뤄져야 할 것이다’ ‘너희는 김○○에게 순종하는 것으로 주의 뜻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할 것이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김씨가 철저한 보고체계를 두고 신도들의 사생활을 통제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하늘의 별’이라는 내부 사조직을 만들고 “모든 지휘체계를 일원화하며, 자신의 거처와 근황을 수시로 보고한다” “자신의 문제로 목사와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자신으로 인해 시험받는 자가 있으면 사안의 경중에 따라 근신에 처한다” 등의 규칙을 정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연애 시작부터 결혼까지 목사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결혼서약서·연애지침서도 확보해 이런 문건들이 김씨의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가 될 수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

김씨는 경기 군포시의 한 교회 담임목사로 10년 넘게 재직하면서 여성 신도 여러 명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준강간 및 강제추행 등)를 받고 있다. 준강간은 직접적 폭행·협박이 없더라도 상대의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성폭행하는 범죄다.

법원은 술이나 마약에 취한 상태가 아니라도 피해자가 ‘심리적 지배’ 상태에 있었다면 이를 심리적·물리적으로 반항이 어려운 ‘항거불능’ 상태로 보고 가해자의 성범죄 혐의를 인정한다.

지난해 12월 대전지법은 준강간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씨(79)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면서 “강의안이나 교리를 통해 피고인 말에 순종하지 않을 경우 지옥에 간다는 취지로 겁을 줬고, 피해자들은 피고인 말을 거역할 경우 벌을 받을 것이라는 외포심을 느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2018년 11월 서울중앙지법도 고 이재록 만민중앙교회 목사의 상습준강간·상습강제추행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이 목사를 ‘성령’ 또는 ‘신적인 존재’로 여기는 분위기에서 피해자들은 절대적 권위에 복종하는 신앙생활을 했다”고 인정했다.

법무부는 최근 경찰의 신청을 받아들여 김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경향신문은 김씨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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