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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 밀반입 공모 의혹 세관원이 휴대폰 초기화한 이유는?

전현진 기자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들이 지난해 10월10일 나무 도마에 숨긴 말레이시아 밀반입 필로폰을 추출하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들이 지난해 10월10일 나무 도마에 숨긴 말레이시아 밀반입 필로폰을 추출하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지난해 적발된 국제 마약밀매 조직의 필로폰 밀반입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는 인천공항 세관 직원이 압수수색을 받기 전 휴대전화를 여러 차례 초기화해 복구할 수 없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해 10월 세관 직원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한 결과 여러 차례 초기화를 반복해 저장된 자료를 복구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뒤 사설 포렌식 업체를 찾아가 복구 불가 여부까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등포서는 지난해 단순 필로폰 투약자를 수사하던 중 나무 도마에 필로폰을 숨겨 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시가 2220억원 상당의 필로폰 74㎏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한 국제 마약조직을 포착했다. 수사팀은 인천공항 세관 직원들이 말레이시아인과 한국인 등이 가담한 마약조직 조직원들을 도왔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해 왔다.

경찰은 A씨가 국제 마약조직이 많은 양의 마약을 몰래 들여오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A씨는 최근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이유에 대해 사생활 관련 영상과 공항에서 주요 인사의 입국 편의를 봐준 ‘의전 영상’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붙잡힌 한 말레이시아인 조직원은 지난해 받은 조사에서 “여자 2명, 남자 4명 등 조직원 6명이 지난해 1월 27일 오전 7시15분쯤 대한항공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1인당 필로폰을 약 4㎏씩 배·종아리·허벅지에 테이프로 감는 방식으로 총 24㎏을 들여왔다”고 진술했다.

마약 조직이 나무도마 속에 숨겼던 필로폰을 분리 추출하는 모습. 서울 영등포경찰서 제공

마약 조직이 나무도마 속에 숨겼던 필로폰을 분리 추출하는 모습. 서울 영등포경찰서 제공

이 조직원은 “입국 심사장에서 지문을 찍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국 공항 직원 유니폼을 입은 남자 직원 2명이 다가와 ‘말레이시아에서 왔냐’ ‘몇 명이냐’라고 물은 뒤 따라오라고 해서 ‘프리 패스’로 심사장 밖으로 함께 나갔고 택시 승차장으로 안내해줬다”고 진술했다.

그는 “정상적으로 입국심사대를 통과했다면 적발됐을 것”이라며 “말레이시아 보스가 ‘한국 보스가 힘이 커서 출입국 직원과 말이 돼있기 때문에 입국할 때 문제는 없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인천공항 세관 관계자는 “수사와 관련된 내용이라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면서도 “경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고, (우리 직원이) 연루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언젠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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