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교습·부정 심사…음대 교수 14명 적발

배시은 기자

‘음대 입시비리’ 연루 학부모·브로커 등 17명 검찰 송치

과외 1회당 70만원 받아…실기시험서 교습생에 고득점

다수의 현직 대학교수와 입시브로커가 연루된 음대 입시비리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경찰은 한 번에 70만원에 달하는 불법과외를 하고 청탁받은 수험생을 실기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경희대·서울대·숙명여대 등 주요 대학에 합격시키는 등 입시비리를 저지른 대학교수와 브로커, 학부모 등 17명을 적발해 검찰에 넘겼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는 미신고 교습소에서 불법 성악 과외를 하고 대입 실기시험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과외를 받은 수험생을 합격시킨 대학교수 14명과 미신고 교습소를 운영한 입시 브로커 1명, 교수에게 명품백과 현금을 건넨 학부모 2명 등 17명을 학원법 위반과 업무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5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중 현직 대학교수 1명은 구속 송치됐다.

입시 브로커 A씨는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서 불법 고액 과외교습소를 운영했다. 현직 대학교수와 중고생, 수험생을 연결해 ‘일대일 과외’를 주선했다. ‘마스터 클래스’라고 불리는 이 교습은 회당 30~60분 정도 진행됐다. 수업료는 회당 최대 70만원까지 받았다. 수험생이 발성비, 교수 레슨비, 연습실 대관료 등까지 모두 지급했다. 수험생 30여명을 대상으로 총 679회 교습이 이뤄졌고, 대학교수 등 13명은 교습비로 약 1억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교수 1명은 과외는 하지 않고 금품만 받았다.

A씨가 불법교습소를 운영한 이유는 교습소를 신고하고 수업을 진행할 경우 교습비용이 시간당 최대 5만원으로 제한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을 보면 대학교수 등 현직 교원이 과외교습을 하는 것도 불법이다. 교수들은 불법 과외교습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A씨의 제안을 받아 수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성악 등 예체능계에서 대학 입학 후 진로를 위해 교수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관습이 불법교습소 운영을 원활하게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교수는 대학 합격자 발표 후 ‘비공식 제자 오디션’을 통해 불법교습을 받은 수험생들을 본인의 제자로 선발하고 A씨로부터 금품 등을 받기도 했다.

불법교습소 운영은 입시비리로 이어졌다. A씨는 입시가 임박하자 교수들에게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대학과 수험생들의 실기고사 조 순번을 알리는 등 청탁을 시도했다. 구속된 교수 B씨는 수험생 2명에게 입시 당일까지 집중 교습을 진행했고, 합격 이후 학부모로부터 현금과 명품 핸드백 등을 받았다. 금품을 건넨 학부모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송치됐다.

교수 5명은 A씨와 공모해 4개 대학의 실기고사 심사위원으로 들어가 교습을 받은 수험생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등 대학 입시 과정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일부 대학은 블라인드 방식으로 실기고사를 진행했으나 교수들은 발성, 목소리, 미리 전달받은 연습곡목 등으로 해당 수험생들을 분간할 수 있었다. 교수들은 심사 전 ‘응시자 중 지인 등 특수관계자가 없다’ ‘과외교습을 한 사실이 없다’ 등의 서약서를 작성해 대학에 제출했다.

경찰은 대입 실기시험 과정에서 청탁을 한 학생들은 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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