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가 범죄세탁소냐”…김건희 명품백 의혹 봐주기에 쏟아진 분노

김송이 기자
중앙아시아 3국을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후(현지시간) 첫 방문지인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국제공항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중앙아시아 3국을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후(현지시간) 첫 방문지인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국제공항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서울 관악구에 사는 최모씨는 지난 3월 종로구 국민권익위원회 정부합동민원센터를 찾아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성역 없이 조사해 달라며 민원을 접수했다. 3개월이 흐른 지난 10일 최씨는 권익위가 ‘청탁금지법상 공직자의 배우자를 제재할 규정이 없다’며 이 사건을 종결 처리하는 것을 보고 분노했다.

최씨는 11일 “권익위 공문 아래에는 ‘부정과 반칙이 사라진다’고 쓰여 있는데 부정과 반칙은 그대로고 변화를 원했던 시민들의 요구는 응답받지 못했다”며 “지연과 외면, 봐주기로 일관한 권익위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지난 10일 긴급 언론 브리핑을 열어 “대통령 배우자에 대해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등의 배우자 제재 규정이 없어서 종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가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김 여사에게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권익위에 신고한 지 116일 만에 나온 결론이었다.

시민들은 권익위의 결정이 ‘공직자와 배우자는 금품을 받아선 안 된다’는 국민적 상식을 무시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전날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는 종로구 직장인 유모씨(39)는 “앞으로 고위공직자들이 자신이 아니라 배우자가 뇌물을 받은 것이라고 할 때마다 이번과 똑같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할 것이냐”며 “그럴 거면 청탁금지법은 왜 있고 윤리 규정은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권익위 결과 발표 시기와 방식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광화문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A씨(48)는 “김 여사가 에코백을 들고 해외 순방에 나선 날 정말 공교롭게도 권익위가 ‘위반 사항이 없다’며 사건을 종결했다”면서 “시간만 끌다가 대통령 부부가 없으니 발표하는 게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면 뭐냐”고 말했다. 지난 3월 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했던 천모씨는 “김 여사는 단순히 공직자의 배우자가 아니라 우리나라 최고 공직자의 배우자인데 (권익위가) 어떻게 이렇게 무책임한 판단을 할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온라인에선 “권익위가 범죄세탁소인가” “권익위는 오타고 ‘건익위’(김건희 권익 위원회) 아니냐”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 X(구 트위터) 이용자는 “권익위가 디올 가방을 에코백으로 보나 보다. 공직자의 배우자는 디올 가방을 선물로 받아도 된다고 하니 많이들 받으시라”고 비꼬았다.

한국투명성기구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이 사건에서 핵심은 김 여사가 받은 명품가방 등이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 대통령이 명품가방 등을 받은 것을 안 시기와 어떻게 처리했는지”라며 “권익위가 핵심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외면하고 공직자 배우자 처벌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종결 처리하면서 역할을 방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등의 배우자에 제재 규정이 없는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 이를 이유로 사건을 종결처리 했다면 6개월 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권익위는 반부패 총괄기관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외면한 것을 반성하고 지금까지 확인한 모든 내용을 신속히 국민 앞에 공개해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라”고 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권익위 정부합동민원센터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부패방지 주무기관인 권익위가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대통령 부부에게 면죄부를 줬다”며 “권익위가 상식에 반하는 결정을 한 책임을 지고 유철환 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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