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서 추락한 70대, 겨우 응급실 갔는데 수술할 의사 없어 사망

권기정 기자

부산 공사장서 자재 운반 중 추락

1시간 10여분 만에 응급실 이송

수술할 흉부외과 전문의 없어

3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 마련된 응급실 전용 주차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태형 기자

3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 마련된 응급실 전용 주차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태형 기자

지난 2일 부산 기장군의 한 공사장에서 추락한 70대 노동자가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수술할 의사를 찾다가 안타깝게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8시 11분 부산 기장군의 한 축산시설 신축 공사 현장 2층에서 A씨(70대)가 자재를 운반하던 중 바닥으로 추락했다.

신고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는 10여분 만에 현장에 출동해 A씨를 응급처치했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A씨가 의식은 있었지만, 거동을 할 수 없고 팔다리와 가슴 쪽에 골절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후두부에 출혈까지 있어 응급처치했다”고 말했다.

119구급대는 해운대백병원 등 인근 응급의료센터에 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물었으나 모두 거부당했다.

결국 구급대는 현장에서 수십㎞ 떨어진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추락 신고부터 119구급대 출동, 응급처치, 병원 선정, 병원 도착까지 1시간 10여분이 지난 오전 9시 23분에 도착했다.

그러나 수술은 불가한 상황이었다. 진찰 결과 A씨는 등뼈 골절로 폐가 손상될 수 있어 긴급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병원에는 수술이 가능한 흉부외과 전문의가 없는 상태였고 수술이 가능한 곳을 알아보던 중 A씨는 사고 4시간여 만인 낮 12시 30분쯤 숨을 거뒀다.

당시 구급차에 동승했던 동료 B씨는 “구급대원들이 돌아가며 주변 병원에 전화했지만 모두 진료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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