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공의 블랙리스트’ 작성자 여러 명일 가능성도 수사

전현진 기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향신문 자료사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향신문 자료사진

경찰이 정부의 의대증원에 반발하는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고 의료 현장에 남은 의사·전공의들의 실명이 담긴 이른바 ‘블랙리스트’ 제작에 관여한 이들이 여러 명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30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리스트 명단 작성자가 여러 명이냐’는 질문에 “복수로 작성자가 관여했을 수 있어 게시자 등에 대해 여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 이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고 의료 현장에 복귀한 이들 800여명의 실명이 담긴 ‘감사한 의사’라는 명단이 의사·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나 텔레그램 등에 유포된 바 있다.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사직 전공의 A씨에 대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증거인멸 정황에 대해 “게시물이나 텔레그램에 (의사 명단을) 올릴 때 쓴 자료 등을 삭제한 내용이 있다”며 “영장을 신청할 때 이런 내용이 포함되었다”고 설명했다. 작성자로 알려진 A씨가 체포된 뒤에도 이 명단이 업데이트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 본부장은 “이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고, 복귀 전공의에 대한 조리돌림에 대해선 법과 절차에 대해서 엄정 신속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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