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끈 ‘택배 사회적 합의’ 결론 못 내…노조 “총파업 돌입”

고희진 기자

분류작업 인력 투입 안 지켜져…택배요금 인상 두고도 갈등

“대화 요청 땐 적극 협상 임할 것”…오는 15일 회의 재개 예정

<b>“택배 분류 약속 이행하라”</b> 택배사들이 분류작업 책임을 외면한다며 ‘9시 출근·11시 배송출발’ 단체행동을 하고 있는 택배노조가 8일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에서 단체협약 쟁취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택배 분류 약속 이행하라” 택배사들이 분류작업 책임을 외면한다며 ‘9시 출근·11시 배송출발’ 단체행동을 하고 있는 택배노조가 8일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에서 단체협약 쟁취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택배노동조합이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결렬됐다며 9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택배사들이 택배노동자의 분류작업(일명 ‘까대기’) 부담 해소 등을 약속한 1차 합의를 어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7일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꾸려진 지 6개월이 지났지만 갈등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정부와 여당, 택배사들을 대표하는 한국통합물류협회, 택배노조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회적 합의기구 2차 회의를 열어 택배사의 택배 분류작업 전담인력 투입 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택배대리점 측은 아예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사회적 합의기구는 지난 1월 1차 합의안을 도출하고 5월까지 세부 사항을 논의해 최종합의안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이미 시한을 넘긴 터다. 그리고 2차 시한인 이날도 합의문을 채택하지 못한 것이다. 다음 회의는 오는 15~16일 열린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마지막 협상이라는 자세로 회의에 임했지만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며 “내일(9일)부터 쟁의권이 있는 전국 모든 조합원이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9일 오전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종일 파업을 벌이는 쟁의권이 있는 택배노조 조합원은 2100여명으로 추정된다.

노조는 여기에 더해 나머지 조합원 4400여명이 출근투쟁을 지속한다고 했다. 택배노조는 전날부터 ‘오전 9시 출근·11시 배송출발’ 단체행동을 진행 중이다. 택배 분류작업을 하지 않기 위해 출근시간을 2시간 늦추는 행동이다. 진 위원장은 “(쟁의권 없는 조합원들이) 출근 지연 투쟁에 참여하면 사실상 전담 분류 인력이 없어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에) 총파업과 같은 효과가 발휘된다”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택배사 측의 비협조를 협상 결렬 이유로 꼽았다. 택배사 측이 합의안 시행의 1년 유예를 주장하는 등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분류 전담 인력 투입도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택배사들이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고 택배요금을 독단적으로 인상해 과로사 방지가 아니라 이익창출에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참여연대와 민변 등 시민단체도 이날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과로사 방지와 관계없는 택배비 인상은 택배사의 추가 이윤만 늘리고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택배노조는 사회적 대화를 지속할 뜻도 밝혔다. 진 위원장은 “언제든 그 누구라도 대화를 요청하면 피하지 않고 타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했다. 사회적 합의기구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참여 주체들마다 주장하는 바가 있지만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을 들어 이달 말까지 합의안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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