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청년’ 10명 중 3명, 최저시급도 못 받아

청년유니온, 실태조사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21일 서울 종로구 청년재단에서 열린 ‘청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최저임금 위반, 작년의 2배
응답자 절반, 초단시간 노동
82%가 “주휴수당 못 받아”
“관리감독 강화·제도 개선”

비수도권 지역 대학가 근처 편의점에서 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A씨는 시급으로 8500원을 받는다. 사장은 코로나19로 학생들도 없고 손님이 줄어 힘들다며 최저임금을 지켜주기 어렵다고 했다. A씨는 코로나 확산 이후 일자리를 구하기도 힘든 마당에 이마저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번 최저임금 아래로 떨어진 시급이 언제 오를지 모른다.

청년유니온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8일까지 편의점이나 카페 등에서 일하는 만 39세 이하 노동자 4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아르바이트 최저임금 실태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올해 법정 최저임금인 8720원보다 낮게 시급을 받은 이들의 비율은 27.8%였다. 청년유니온이 지난해 아르바이트 노동자 660명을 설문조사했을 때 최저임금 위반율이 11.7%였던 것보다 두 배 이상 오른 것이다. 최저임금 위반율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편의점이 46.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카페(17.3%), 음식점(14%) 순이었다. 비수도권 위반율(34.5%)이 수도권(17.5%)보다 높았다.

응답자 평균 연령은 21.3세로, 편의점에서 일하는 이들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49.1%가 주당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노동을 했다. 10시간 미만 일한다는 응답도 20.3%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의 초단시간 비율이 56.4%로 가장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월평균 임금은 75만2000원이었다.

초단시간 노동자들은 낮은 소득을 만회하려고 아르바이트 외에 부업을 했다. 응답자의 21.5%가 다른 소득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평균 주당 12.3시간의 추가 노동을 해 월 50만6000원을 추가 소득으로 벌었다. 부업 역시 대부분 편의점이나 카페 등 다른 초단시간 일자리에서 구했다.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82.6%에 달했다. 주휴수당은 1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무한 노동자에게 휴일에 일하지 않아도 하루분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사업주들이 코로나19 이후 경영난을 핑계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15시간 미만으로 쪼개기 아르바이트를 시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쪼개기 일자리와 최저임금 미준수에 대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고충은 주관식 응답에도 드러났다. 응답자들은 “아르바이트를 3개 하는데, 그중 2개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 “주휴수당을 안 주려고 14시간 이하로 고용하는 일자리가 많다.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무지를 찾는 게 너무 힘들다”고 했다.

청년유니온은 최저임금 미적용 사업장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와 주휴수당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저임금이 코로나 시대 재난지원금의 역할도 하는 만큼 인상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근로기준법상 15시간 미만 근로 노동자에 대한 주휴수당 적용제외 조항을 개정하고 최저임금의 울타리를 튼튼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