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물류센터, 화장실 시간까지 통제”…사측 “사실 왜곡”

박채영 기자

노동자들 “휴대폰 반입 금지에 화재경보기 수시 오작동” 폭로

쿠팡 “화재 신고 묵살한 적 없어…일용직 내세워 거짓 주장”

<b>“인권 보장하라” 눈물 흘리는 쿠팡물류센터 노동자 </b>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와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24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연 고용안정대책 요구 기자회견에서 화재가 발생한 덕평물류센터에 있었던 직원이 발언을 마친 후 눈물을 훔치고 있다. /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인권 보장하라” 눈물 흘리는 쿠팡물류센터 노동자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와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24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연 고용안정대책 요구 기자회견에서 화재가 발생한 덕평물류센터에 있었던 직원이 발언을 마친 후 눈물을 훔치고 있다. /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쿠팡이 물류센터 노동자들에게 휴대전화 반입을 금지해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신고를 어렵게 하고, 안전교육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화장실 출입을 통제하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쿠팡은 “사실을 왜곡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진보당은 24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에게 받은 제보 20여건을 공개했다. 이 제보에 따르면 동탄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이모씨는 “휴대전화 반입이 금지되기 때문에 위급 상황이 와도 대처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지난 17일 발생한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 때도 이 지침 때문에 119 신고가 늦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쿠팡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물류센터 내부는 지게차가 돌아다니는 등 위험하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보다 사고가 날까봐 반입을 금지한 것”이라고 했다.

물류센터 내 안전관리가 소홀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여주물류센터에서 일하는 김모씨는 “화재경보기가 수시로 오작동했다”고 했다. 덕평물류센터에서 근무 중인 김모씨도 “(안전교육 시) 소화기나 소화전 위치를 설명해주지 않았다. 안전교육은 ‘컨베이어 벨트 위에 손 올리지 마세요’나 ‘주변 살피고 다니세요’ 등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연기를 보고 관리자에게 ‘불이 난 것 같다’고 알렸지만, 관리자가 ‘화재경보기가 오작동이 잦다’며 묵살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쿠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보안담당 업체에서 모든 근무자를 인터뷰한 결과 (관리자가 묵살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해당 업체는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한 직원에 대해 민형사 조치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제보에는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노동환경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오산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조모씨는 “화장실을 갈 때마다 개인 바코드를 찍고 간다. 갔다 오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체크하는 용도일 것”이라고 했다. 2년 전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근무했던 원은정씨는 회견에서 “쿠팡에서 3~4개월 일하는 동안 단 한 번도 제 이름으로 불리지 않고 휴대전화번호 뒷자리 4자리로 불렸다”고 말했다.

쿠팡은 “기자회견에 참석한 직원 중에는 수년 전에 쿠팡을 퇴사한 직원들이 포함돼 있었으며, 근무기간은 단 2일, 5일에 불과하다”면서 “쿠팡에서 제대로 근무한 적도 없는 전 일용직 직원을 내세워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도 이날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재가 발생한 덕평물류센터에서 전환배치가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전날까지 이전을 원하는 노동자 1484명 중 1446명의 전환배치를 완료했다”며 “배치가 완료되지 않은 직원들도 최대한 희망지에 배치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Today`s HOT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솔로몬제도 총선 실시 2024 파리 올림픽 D-100
호주 흉기 난동 희생자 추모하는 꽃다발 케냐 의료 종사자들의 임금체불 시위
폭우 내린 파키스탄 페샤와르 장학금 요구 시위하는 파라과이 학생들
형사재판 출석한 트럼프 파리 올림픽 성화 채화 리허설 APC 주변에 모인 이스라엘 군인들 400여년 역사 옛 덴마크 증권거래소 화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