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노동자 잇단 사망…민주노총 “10·20 총파업은 청년 일자리 총파업”

강한들 기자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10일 윤택근 위원장 직무대행과 청년 조합원들이 ‘청년 일자리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이준헌 기자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10일 윤택근 위원장 직무대행과 청년 조합원들이 ‘청년 일자리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이준헌 기자

청년 노동자들이 일하다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민주노총이 오는 20일 총파업을 청년 노동자가 주체가 돼 청년에게 안전하고, 양질의 일자리 보장을 요구하는 투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1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한 청년 일자리, 양질의 청년 일자리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할 것을 결의한다”며 “10월20일 총파업을 ‘청년 일자리 총파업’으로 명명하고 청년이 투쟁의 주체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서울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김모군,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서 작업 중 숨진 김용균씨뿐 아니라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월 평택항 컨테이터 사고로 숨진 이선호씨, 지난달 인천 송도 아파트 외벽에서 청소하다 숨진 20대 등 청년 노동자의 죽음이 잇따랐다. 지난 6일에는 여수의 한 요트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17세 청소년이 숨졌다. 민주노총은 “수많은 청년 노동자의 죽음이 청년 노동자의 처지를 말해주고 있다”며 “민주노총의 2030 청년 조합원들은 이러한 청년 현실을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금속노조·건설노조·전국특성화고노조 등 다양한 분야의 청년 노동자들이 참석해 노동 실태를 설명했다. 한국지엠 공장 내 2차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김태훈 금속노조 한국지엠 부평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은 “주말, 특근에 야간 잔업까지 뛰며 한 달에 4일 쉬는 삶을 견뎌왔다”며 “잔업 특근을 뛰는 이유는 고용주 눈치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년까지 보장받지 못하는 불안정한 노동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서현 전국특성화고노조 위원장은 “여수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목숨을 잃은 특성화고 학생은 잠수 관련 자격증도 없었고, (해당 작업이) 2인 1조를 지켜서 해야하는 고난도 작업임에도 현장 지도교사도 없었다”며 “그의 죽음은 사고가 아니라 예견된 죽음”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일자리, 양질의 일자리를 원한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을 (청년들이 많이 일하는)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공공 영역에서 일자리를 더 늘려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에서 임상병리사로 일하는 박지혜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은 “수도 없이 밀려드는 (코로나19) 검사 건수에 장비와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며, 간호인력, 진료 인력도 부족하다”며 “공공의료 강화와 확충을 통한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그동안 전국노동자대회는 많았지만, 민주노총의 2030 청년 노동자가 주체가 된 투쟁은 (이번 10·20 총파업이) 처음”이라며 “(향후에는) 청년 노동자의 요구를 모아 ‘민주노총 청년노동자 대선 요구안’을 만들어 대선 후보들에게 요구하고, 실현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민주노총이 오는 20일 서울 시내에 신고한 집회에 모두 집회 금지 통보 공문을 보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방역 단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민주노총에서 대외적으로 몇만 단위 대규모 집회를 하겠다고 공표했고, 이는 방역상 위험이 너무 커서 금지 통보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집회금지 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할 계획은 없다”며 “이미 헌법재판소에 지방자치단체의 집회 금지 고시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을 냈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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