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 감독, 특정 사업장에서 ‘본사·원청’ 중심으로 바뀐다읽음

이혜리 기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날인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의 한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날인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의 한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산업재해를 막기 위해 실시하는 사업장 감독을 ‘본사·원청’ 중심의 기업 단위로 강화하기로 했다. 일선 현장책임자 뿐만 아니라 경영책임자에게 노동자 산재 사망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 취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채석장 토사 붕괴로 노동자 3명이 사망해 중대재해법 적용 1호로 수사를 받고 있는 삼표산업에 대한 특별감독도 실시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는 ‘2022년 산업안전보건 감독 종합계획’을 7일 발표했다.

이번 계획 핵심은 감독의 대상과 방식을 중대재해법 취지에 맞게 바꾼 것이다. 그동안 산업안전보건 감독은 특정 사업장에서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위험요인이 무엇인지 등 개별적인 점검을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었다. 노동부는 앞으로는 본사·원청을 중심으로 기업 단위에서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제대로 구축돼있는지를 중심으로 살피겠다고 했다. 기업 차원에서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구축해 산재 사망 사고를 막는 중대재해법 취지를 반영한 것이다. 중대재해법은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됐다.

이같은 방향에 따라 감독 대상은 특정 사업장 뿐만 아니라, 경영상 일체를 이루는 하나의 기업에 속한 다른 사업장까지 확대된다. 또 현장에서 확인된 위험요인은 감독 결과에 담아 본사에 명확히 통보하기로 했다. 노동부는 대표이사·경영책임자 등에게 직접 감독 결과를 설명하고 중대재해법 적용 시 처벌 가능성 여부도 안내할 예정이다.

하청업체 노동자의 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원청을 중심으로 원청이 하청업체 노동자에 대해 충분한 안전조치를 했는지 여부도 집중 감독한다. 산업안전보건법상의 하청업체 노동자에 대한 안전조치, 수급인에 대한 안전·보건 정보 제공, 도금작업 등의 도급 금지 등이 감독 항목이다.

그러면서 노동부는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한 사후감독은 처벌이 아니라 예방 위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징벌에 주안점을 두고 사고 발생 후 통상 일주일 내 감독을 실시하지만, 근본적으로 사고 발생 자체를 막으려면 예방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에 따른 변화다. 이를테면 건설업의 경우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전국 현장의 원청과 하청은 물론 본사 감독을 연계해 여러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위험요인을 확인해 개선하도록 하는 식이다. 노동부는 특히 “대형사고 발생, 중대재해 다발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서는 분기 또는 반기 단위로 특별감독에 준하는 강력한 기획감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특별감독은 동시에 2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최근 1년간 3명 이상이 사망한 경우, 작업중지 등 명령 위반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실시한다. 이 때에도 감독 대상을 기업 단위로 확대해 특별감독 결과가 해당 기업 소속 모든 현장에서 이행되도록 하기로 했다. 본사와 지사가 분리된 사업장의 경우 특별감독 대상에 본사와 소속 사업장 모두 포함된다.

산업안전감독관과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전 직원을 투입해 안전조치 준수 여부를 일제 점검하는 ‘현장 점검의 날’은 점검 대상을 기존 50인 미만 건설·제조업에서 100인 미만 건설·제조업과 광업·폐기물처리업·운수업 등 고위험업종으로 확대해 진행한다. 50인 미만 사업장은 중대재해법 적용이 유예됐지만, 본사 중심의 감독 방향과 안전보건관리 체계 구축 지원을 통해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한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50인 미만 사업장도 홀로 있는 게 아니라 본사와 얽혀있는 곳이 많다”며 “본사 중심의 감독을 통해 자율적으로 안전관리를 할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채석장 토사 붕괴로 노동자 3명이 사망해 중대재해법 적용 1호로 수사를 받고 있는 삼표산업에 대해서는 조만간 특별감독을 실시할 예정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삼표산업이 어떤 사업장을 갖고 있는지 구조를 파악하고 이달 내 계획을 세워 특별감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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