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직업병 모니터링 체계 구축…'직업병 안심센터' 문 열어

유선희 기자
1일 오후 직업병 안심센터가 들어선 한양대학교병원에서 개소식이 열렸다. 유선희 기자

1일 오후 직업병 안심센터가 들어선 한양대학교병원에서 개소식이 열렸다. 유선희 기자

국내 최초로 ‘직업병 안심센터’를 통한 직업병 모니터링 체계가 구축된다. 노동자들이 병원에 내원할 때부터 전문의들이 직업력을 확인해 보고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직업병에 발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보통 사후적으로 발견돼 인과관계를 조기에 인지하기 어렵거나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쉬운 직업성 질병을 사전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노동부는 1일 직업병 안심센터가 들어선 한양대학교병원에서 개소식을 열었다. 직업병 안심센터는 지역별로 거점 종합병원이 중심이 돼 노동자들의 직업성 질병을 찾아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초기진단 단계에서 직업 연관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의심이 되면 직업환경전문의에게 연계해 추가피해를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필요시 전문의가 원인조사에 참여한다.

이와 함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에 명시된 24개 질병 환자가 발생한 경우 즉각 지방고용노동청과 노동부에 보고하는 상시보고체계를 마련한다. 질병재해 수사가 필요하면 질병의 직업 연관성에 대해 전문적 자문을 제공하는 기능도 수행할 방침이다. 시행령에 명시된 24개 질병으로는 염화비닐·일산화탄소에 노출돼 발생한 중추신경계 장해 등의 급성중독, 수은이나 그 화합물에 노출돼 발생한 급성중독, 고열작업·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하는 작업으로 발생한 심부체온 상승을 동반하는 열사병 등이 있다. 지난 2월 경남 창원의 에어컨 부속자재 제조업체인 두성산업과 경남 김해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대흥알앤티의 세척공정에서 일해온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급성중독 피해를 입은 것도 대표적인 직업성 질병이다. 대흥알앤티 사업장의 쇼트처리 공정에서는 몸에 이상을 느낀 한 노동자가 병원을 찾았지만, 조기에 발견하지 못해 애를 먹다 보름이 넘어서야 직업성 질병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기도 했다.

직업병 안심센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한양대병원을 포함해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 등 12개소가 운영에 들어간다. 노동부는 지난 2월 직업병 안심센터 운영사업 수행기관을 모집했고, 한양대병원이 선정됐다. 또 지역 거점 병원 5곳이 이달 안에 문을 열 예정이다. 노동부는 병원을 계속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안경덕 노동부 장관은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안전사고와 달리 직업성 질병은 눈에 잘 띄지 않아 근로자들이 자신이 왜 아픈지도 모르고 개인 질환으로 생각해 왔다”며 “직업병 안심센터의 적극적인 모니터링, 수사지원 경험이 축적되면 그간 사후적으로 파악되던 직업병 현황을 자세히 알 수 있게 되고, 고위험 지역·직종별 직업병 예방사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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