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괴롭힘·스트레스 ‘극단적 선택’…산재 신청에도 인정은 절반뿐

유선희 기자

작년 158건 중 88건에 그쳐

다음달 16일이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3년이 되지만 여전히 각종 괴롭힘에 시달리는 직장인이 적지 않고 일부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근로자가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경우와 관련해 산업재해 신청을 한 건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실제 산재로 인정된 경우는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19일 직장갑질119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에 요청해 정신질병 사망자(자살) 산재 현황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산재 신청은 158건이고, 이 중 88건(55.7%)이 인정됐다.

정신질병에 대한 산재 신청이 100건을 넘은 것은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2019년 이후인 2020년 산재 신청(87건)과 비교해서는 2배 가까이 늘었다. 폭언이나 갑질 등으로 인한 직장 내 괴롭힘과 정신질환 간 인과관계가 입증되면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다. 지난해 공무원의 정신질환 사망 순직 신청도 26건이었고, 이 중 10건이 인정됐다.

근로기준법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한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고 있다. 2019년 7월16일 산재보험법은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인한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발생한 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그러나 산재인정률은 산재 신청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산재인정률은 55.7%로 2020년 70.1%에 비해 14.4% 감소했다. 산재 신청건수에 비해 인정률이 낮은 것이다. 박성우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과로와 함께 직장 내 괴롭힘이 극단적 선택 산재의 주요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산재 인정기준을 새롭게 정비하고 직장에 책임을 묻는 제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4명 중 1명 가까이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24일부터 8일 동안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에 따르면 직장인의 23.5%(470명)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 중 31.5%가 괴롭힘이 ‘심각하다’고 했고, 7.4%는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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