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업무지구의 건물들을 관리하는 노동자의 평균 나이는 청소직이 64세, 경비직은 62세로 나타났다. 노동자 중 비중이 가장 큰 청소직의 경우 원래 시간보다 1시간씩 일찍 출근해 하루에 약 9시간을 사업장에 머물렀다.
영등포구는 지난 6월부터 5개월간 여의도 업무지구의 건물관리 노동자 514명을 대상으로 면접·심층 조사해 이 같은 실태를 파악했다고 22일 밝혔다. 노동자 지원을 위해 이번 조사를 진행한 영등포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는 여의도 일대를 180여차례 방문해 노동 환경을 살폈다.
실태조사로 나타난 건물 관리 노동자들의 일반적 특성을 보면 청소직은 평균 연령이 64.3세로, 평균 8년8개월째 일하고 있었다. 경비직은 평균 연령이 62.1세이며 평균 6년10개월 근무했다. 시설직은 평균 연령대가 54.6세, 근속은 11년7개월로 상대적으로 이직률이 낮았다.
주 40시간 기준 월평균 임금은 청소직이 187만3000원 , 경비직 219만9490원, 시설직 263만4600원 수준이다.
조사 표본(노동자 수)이 가장 많았던 청소직은 하루 약 9시간을 사업장에 머물렀다. 특히 이들은 건물에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청소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압박과 작업 능률 때문에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1시간씩 일찍 출근하는 관행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휴식 시간은 평균 2.3시간으로 대부분 건물 안에 마련된 휴게실에서 쉬었다.
건물 관리 노동자들은 ‘계약기간 종료’(24건) ‘용역업체 변경’(10건) 등으로 고용불안을 겪었다고 답했다. ‘이유 없이 일방적 해고 통보’(5건)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노동자 대부분은 고용불안 사례를 실제로 겪은 적은 없었으나 열악한 조건이나 부당한 지시에도 항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고용불안’을 꼽아 일자리의 불안정성이 크다고 느꼈다.
일하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저임금 문제(37.4%)를 꼽았다. 낮은 사회적 평가(15.7%)라는 응답도 있었다. 이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저임금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50.1%)과 고용 승계 의무화(24.2%) 등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석승민 영등포구 일자리경제과장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센터를 통해 직종별 노동법 교육과 심리 상담, 여의도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소규모 사업장 자문 등을 지원할 방침”이라며 “노동 약자의 처우 개선과 권리 보호 정책을 마련해 모든 노동자가 가치를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