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포괄임금제 95%는 무효···정반대 방향으로 가야”

이두리 기자

2010년 대법원 판례 인용하며

“근로시간 산정 어려운 경우 외

포괄임금제 계약 체결해도 무효

근로시간 유연화 달성하려면

‘무제한 공짜 야근’ 공포 없어야”

국민의힘 당대표로 출마한 천하람 후보(오른쪽)가 지난 8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로 출마한 천하람 후보(오른쪽)가 지난 8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했던 천하람 당협위원장(전남 순천갑)이 20일 “대법원의 기준에 의하면 우리나라 포괄임금제 약정은 95% 이상 무효라고 판단된다”면서 “대통령이 천명한 근로시간 유연화를 달성하려면 포괄임금제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천 위원장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개설한 ‘고공행진’ 팀블로그에 이날 이같은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현재 체결된 포괄임금제 계약은 대부분 시대착오적이며 불필요하고, 포괄임금제 도입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천 위원장은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포괄임금제 계약서를 아무리 체결해도 무효”라면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천 위원장은 “재택근무를 하는 전문직, 신문사 논설위원급 정규직 칼럼니스트, 산책하며 영감을 떠올릴 여유를 지닌 최상급 디자이너 등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2023년의 기술 수준에서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현행 포괄임금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천 위원장은 “대통령이 천명한 근로시간 유연화를 달성하려면 ‘무제한 공짜 야근’에 대한 공포가 없어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얼마만큼 일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산정이 이뤄져야 하고, 산정된 연장 근로에 대한 보상이 정확히 이뤄져야 한다”고 썼다. 그는 “대부분 근로시간을 정확히 기록하지도 않고, 연장근로에 대한 보상도 이뤄지지 않는 포괄임금제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관련 논의를 촉발시킨 점은 평가할 부분이 있고, 정치적으로 민주당에 선수를 빼앗긴 부분은 뼈아프지만, (민주당) 우원식 의원안은 역시나 너무 거칠고 과도하다”면서 “실제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관계로 포괄임금제 도입이 유효적절한 예외적 사례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지 않음에도 포괄임금제를 도입한 대부분 사례에 대해서는 적절한 유예기간을 거쳐 포괄임금제 계약을 무효화하여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앞서 우 의원은 지난해 9월 “장시간근로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포괄임금계약을 제한하고, 사용자가 근로시간을 측정·기록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하며,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용자와 근로자간 근로시간 분쟁 등이 발생할 경우 근로시간을 인증하여 근로시간 분쟁을 최소화한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천 위원장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언급한 말로 블로그 글을 마무리했다.

“민주노총이 정의롭지 않다고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마저 부당해지지 않습니다.”

“한 번쯤 뼈아프게 돌아봐야 합니다. 때로 우리가 경제단체의 보도자료만 달달 외워서 국민 앞에 내놓은 적은 없었는지, 왜 일터에서 부당한 처우를 당한 노동자들의 억울한 사연은 우리당으로 찾아오지 않는지 말입니다.”

“국민의힘은 제1노조와 제2노조로부터 소외된 노동자들을 위한 제3노조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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