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삼성, 위험 외주화 멈춰야”···삼성 “허위 납품으로 인한 사고”

김지환 기자

반올림 등 16개 단체, 삼성 본관 앞 기자회견

시민사회단체 “공급망 내 메탄올 사용 전면금지”

삼성 “‘가짜 에탄올’ 납품피해…재발 방지 노력”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노동건강연대·금속노조·국제유해물질추방네트워크(IPEN) 등 16개 단체가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반올림 제공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노동건강연대·금속노조·국제유해물질추방네트워크(IPEN) 등 16개 단체가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반올림 제공

시민사회단체들이 최근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 2차 협력업체에서 메탄올 집단중독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삼성전자가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노동건강연대·금속노조·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국제유해물질추방네트워크(IPEN)·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등 16개 단체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 14일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 2차 협력업체에서 일하던 현지 노동자 37명이 독성물질인 메탄올에 집단중독됐고, 이 중 1명이 사망했다. 중독 피해를 본 노동자들은 스마트폰 부품을 만드는 ‘HS테크’ 소속이다. HS테크는 삼성전자 1차 협력업체 성우의 베트남 현지 공장단지에 입주해 있는 2차 협력업체고, HS테크 대표는 한국인이다. 앞서 2016년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3차 협력업체의 20~30대 노동자 6명이 메탄올에 급성중독돼 실명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에서 “삼성전자는 2016년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협력업체에서도 냉각 용도로 메탄올을 쓰는 걸 규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메탄올 사고는 협력업체 메탄올 사용을 잘 통제하고 있다는 삼성의 공언이 얼마나 공허한지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은 휴대전화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기면서 위험도 함께 옮겼다”며 “삼성은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고, 공급망 내에서 메탄올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이를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상수 반올림 상임활동가는 “(HS테크에서) 2월 말부터 새로 사용했다는 알코올은 타는 듯 강렬한 냄새가 났고 숨을 쉬기도 어려웠다고 한다. 이 알코올을 사용한 직후부터 많은 노동자들이 피로·두통 증세로 휴식을 요청했고, 2월24일엔 한 노동자가 입원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회사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알코올의 위험을 의심해 독극물 관리소로 보낸 것은 환자의 가족이었다”며 “이 독극물 관리소가 정부에 보고하고, 이상징후가 있는 사람들은 즉시 의사를 찾아가 검사와 응급입원을 하도록 회사에 요청해 병원 검사가 이뤄지면서 사태가 알려진 것”이라고 짚었다.

삼성전자는 “메탄올은 삼성전자와 협력회사에서 ‘사용제한물질’로 지정되어 있고 극히 일부의 무인 자동화 공정 등에만 안전하게 사용된다”며 “이번에 베트남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베트남 현지업체가 메탄올이 다량 함유된 ‘가짜 에탄올’을 당사 2차 협력회사에 ‘허위 납품’하는 바람에 발생했고, 현지 공안 당국이 ‘가짜 에탄올’ 제조 및 유통 경로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사고 발생 직후 에탄올 사용 협력회사에 에탄올 입고 전 시료 분석을 통해 성분을 검증하는 절차를 추가로 도입하고, 특별 현장점검과 교육을 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또한 이번 사고 피해자들에게 최대한의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1차 협력회사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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