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비하’ 이충상, 노조·참사를 보는 시각도 ‘낙제’

윤기은 기자

회의록 28건 살펴보니

“훈련소엔 자살 없다”며
휴대전화 사용 불허 입장
노사 교섭엔 “인심 쓴다”

‘군 신병 훈련소 인권상황 개선 권고의 건’에 “기저귀 찬 게이” 등 성소수자 혐오성 소수의견을 썼다 지운 이충상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의 문제적 발언이 그 외에도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경향신문은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지난해 10월21일부터 지난 4월20일까지 열린 인권위 전원위원회와 상임위원회 회의록 28건을 입수해 이 위원의 발언을 살펴봤다.

이 위원은 지난 3월23일 ‘군 신병 훈련소 인권상황 개선 권고의 건’을 논의하던 제9차 상임위원회에서 훈련병의 휴대전화 사용을 불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훈련소에서는 자살·자해가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내무반에서 괴롭히는 것은 아니다. 낮 훈련시간에는 많이 괴롭지 않다”고 했다.

지난 4월13일 열린 제12차 상임위원회에서는 해병대 훈련병에게 군이 두발규제를 하는 것에 대한 인권교육이 필요하다는 안건에 반대했다. 이 위원은 “위험한 임무를 맡기 위해 자부심을 강하게 할 필요가 있고 또 군기가 셀 필요가 있다”며 “두발 기준을 다른 군하고 같게 하면 해병대가 크게 반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통화에서 “근거 없이 사적 편견에 기반한 인식을 이야기하며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부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노조에 대해 특히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지난해 12월28일 열린 제38차 상임위에서 ‘노란봉투법’ 입법 권고 안건이 올라오자 “ ‘불법행위자 보호법’ 내지 ‘불법행위 조장법’ ”이라고 했다. 이 위원은 지난 5년간 삭감된 임금 원상회복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노조에 대해서 “대우조선해양이 하청회사의 근로자들에게 인심을 쓰고, 공적자금을 더 투입하는 것이 돼버린다”며 “이런 식으로 법이 개악되면 결국 나라가 망한다”고 했다.

이 위원은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이후 공론화된 업무개시명령 제도 개선 권고 안건에 대해서도 “무소속 의원 몇명하고 정의당 의원을 중심으로 열 명만 제출한 것 가지고 찬성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송두환 인권위원장은 “우리 나름대로의 기준, 생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비상임위원들이 이를 전원위원회에서 논의하자며 의견서를 내자 이 위원은 “수필보다 못한 악의적 허위 공문서로 인권위 역사에 오점을 남기려 하고 있다. 인권위가 개판 5분 전”이라고 말한 뒤 회의실을 나가버렸다.

이태원 참사 땐 정부 옹호
“예방 가능 문구 빼자” 요구

이 위원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해서도 ‘정부 옹호’로 일관했다. 지난 3월9일 상임위에 올라온 ‘2022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상황보고서’ 초안의 ‘충분히 예방 가능한 재난’이라는 문구를 두고 “이것은 곤란하다. 주최자도 없는 그런 행사였고 예방 가능한 재난이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이 부분을) 뺐으면 한다”고 했다. 이 문구는 다른 위원들이 찬성해 보고서 최종본에 반영됐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