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이해욱 DL 회장, ‘산업재해 청문회’ 선다

김지환 기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21일 서울 강남구 SPC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마친 뒤 이동을 위해 승강기에 서  있다. 성동훈 기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21일 서울 강남구 SPC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마친 뒤 이동을 위해 승강기에 서 있다. 성동훈 기자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국회 청문회에 서게 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 실시계획 채택의 건을 의결했다.

허 회장과 이 회장은 전날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두 그룹 계열사에서 중대재해가 잇달아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해외 출장 중이라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환노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외국 출장을 이유로 한 불출석은 모욕감과 분노를 느끼게 한다”며 “불출석을 위한 도피성 해외출장 선례를 환노위에서 만들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불출석에 따른 고발은 벌금 몇푼으로 끝난다. 산재 책임을 묻고 그 예방 대책을 수립하려면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대신 비공개 간담회 방식을 제안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우리보다 그들(기업인)이 (중대재해 발생으로) 더 마음이 아플 것이라 생각한다”며 “기업 오너를 꼭 청문회장으로 부르는 게 능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청문회 반대 의사를 밝히며 퇴장했고, 야당 단독으로 청문회 실시계획 채택의 건이 의결됐다.

두 그룹은 잇따른 중대재해 발생으로 사회적 비판을 받고 있다. SPC그룹의 경우 지난해 10월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소스 배합기에 몸이 끼이는 사고로 숨졌다. 당시 허 회장은 향후 3년 동안 1000억원의 안전경영 예산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10개월 만인 지난 8월 다른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 끼임 사고로 50대 노동자가 사망했다.

DL그룹 계열사인 디엘이앤씨 건설 현장에선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7건(8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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