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거부권 썼지만…‘노조법 2조 개정안’도 부족하다는 ILO

김지환 기자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국제노동기구(ILO) 전경.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국제노동기구(ILO) 전경.

국제노동기구(ILO) 협약·권고적용에 관한 전문가위원회가 한국 정부에 ‘근로시간 면제한도를 초과하는 내용을 정한 단체협약을 무효로 한다’는 노조법 24조 4항에 대한 검토를 요청했다. 지난해 11월 노조법 2조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선 환영의 뜻을 밝혔다.

28일 ILO 홈페이지를 보면 전문가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결사의 자유 관련 협약(87호·98호) 이행에 대한 정부 보고서와 노사단체 의견서 검토 뒤 23개 항목에 대한 추가 정보·입장을 지난 3월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전문가위원회가 협약 이행에 대한 견해(Observation)를 밝히기 전 보고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에 추가 정보를 ‘직접요청’(Direct Request)한 것이다. 형식은 직접요청이지만 한국 노동 상황에 대한 우려를 담은 전문가위원회 판단도 일부 담겨 있다.

전문가위원회는 노조법 24조 4항에 대해 근로시간 면제한도 내에서 임금을 지급하도록 노조법이 개정됐지만 여전히 한도를 초과하는 임금 지급에 대한 합의가 허용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봤다. 아울러 공공부문(공무원·교원) 단체협약에 대한 무더기 시정명령에 대해서도 검토를 요청했다. 정부가 교섭이 가능한 의제 범위를 지나치게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위원회는 노조법 2조 개정안에 대해 “합법파업 범위를 넓히는 개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노조법 2조 개정안은 임금 인상, 복지 확대 등 이익분쟁뿐 아니라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단체협약 불이행 등 권리분쟁까지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해 합법파업 범위를 넓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문가위원회 검토는 지난해 11월 이뤄져 한 달 뒤인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이 개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한 언급은 없다. 전문가위원회는 노사분쟁의 틀 내에서 합법파업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뜻도 밝혔다. 정부의 경제·사회정책과 관련된 파업, 동조 파업 등은 여전히 불법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전문가위원회는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도 노동자 개념에 포함시키는 노조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것에 주목했다. 전문가위원회는 “노동자 개념 확대와 관련된 입법 개혁 과정이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에게도) 노조를 설립하고 가입할 권리를 효과적으로 보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진전 사항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

전문가위원회는 ‘노조는 행정관청이 요구하는 경우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을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한 노조법 27조에 대해 사실상 우려를 표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이 조항을 근거로 조합원 수 1000명 이상인 단위 노조와 연합단체에 자율점검결과서, 증빙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전문가위원회는 규정 및 법령에 위배된다고 믿을 만한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만 정부가 노조 재정운영을 점검할 수 있다고 하면서 한국 정부가 노사단체와 충분히 협의해 노조법 27조를 검토하고 재정 점검이 노조 운영에 개입하는 방식이 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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