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돌봄 노동자 차별 철폐·단체교섭권 인정해야”

박채연 기자

112차 총회 “양질의 일자리 만들려면 투자가 필수” 결론문

이주노동자 환경 개선 주문…한국 정부 인식과 차이 보여

국제노동기구(ILO)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비공식 노동 시장’에 있는 돌봄노동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돌봄 경제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의 결론문을 채택했다. 한국에서 최저임금 미만을 받는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허용하자는 제안이 나오는 것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ILO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12차 총회에서 ‘양질의 일자리와 돌봄 경제’에 대한 결론문을 채택했다. 결론문에는 “돌봄 경제에 대한 투자가 양질의 돌봄 일자리 창출에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 ILO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결론문은 “모든 회원국은 돌봄노동자와 관련해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 인정, 강제노동과 아동노동의 폐지, 고용 및 직업에 대한 차별 철폐,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환경 등 기본 원칙과 권리를 존중·증진하며 실현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결론문은 “돌봄노동은 높은 수준의 기술과 지식을 요구하지만, 이주노동자와 가사노동자 등 많은 이들이 비공식 노동에 머물러 있다”며 “비공식적인 돌봄 일자리와 산업을 공식화하는 등 돌봄 경제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고용 및 거시경제 정책을 촉진해야 한다”고 했다. 또 “여성은 전 세계적으로 유급 및 무급 돌봄노동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성폭력 예방을 비롯해 노동시간, 산업안전, 적절한 최저시급 등을 위한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해야 하고, 공공부문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돌봄노동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인식은 ILO 결론문과 차이를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민생토론회 후속조치 점검회의에서 외국인 유학생과 결혼이민자 가족들이 최저임금 제한 없이 가사노동자로 일할 수 있게 허용할 것을 제안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3월 돌봄서비스 인력난 완화를 위해 개별 가구가 외국인 노동자와 사적 계약을 맺어 최저임금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국내에서 나오고 있는 제안들은 ILO 결론문뿐만 아니라 2022년 6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가사근로자법 취지와도 배치된다. 정부로부터 인증받은 서비스 제공기관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가사노동자에게 최저임금·사회보험 등을 보장하는 가사근로자법은 돌봄노동을 비공식 노동에서 공식 노동의 영역으로 끌어내고자 하는 시도 중 하나다.

이번 ILO 이사회에서 한국 정부는 의장국으로 선출돼, 윤성덕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대사가 1년간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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