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여름에도 일해야 하니까” 온열질환 위험에 노출된 라이더들

박채연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가 7일 서울 중구 서울노동청 앞에서 ‘폭염과 산재 겪는 라이더, 사회안전망 강화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가 7일 서울 중구 서울노동청 앞에서 ‘폭염과 산재 겪는 라이더, 사회안전망 강화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배달노동자들이 폭염에 취약한 환경에서 일하면서도 휴식을 취하기 어렵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가 7일 서울 중구 서울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노동자 폭염 및 4대보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폭염 실태조사는 라이더유니온지부 조합원을 포함한 배달노동자를 대상으로 지난 6~7일 진행됐으며 81명이 참여했다.

배달노동자 응답자 중 81.5%가 폭염 시에도 ‘주로 근무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폭염 상황에서 근무 시, 두통·어지러움·근육 경련 등의 증상을 느낀 경우가 있냐’는 질문엔 응답자 96.3%가 ‘그렇다’고 답했다. 증상을 느낀 응답자(78명) 중에선 39.7%가 ‘심함’과 ‘매우 심함’을 선택했다. 전성배 라이더유니온서울지회장은 “라이더들은 햇빛, 아스팔트 복사열, 차량 열기를 견디며 보호장구까지 착용한 상태이기 때문에 폭염에 상당히 취약하다”며 “폭염을 이유로 일하지 않으면 돈을 벌지 못하기 때문에 좋든 싫든 일해야 한다”고 했다.

‘온열질환 증상을 느꼈을 때 주로 어떻게 대처했냐’는 질문엔 증상을 느낀 응답자 중 7.7%만이 ‘즉시 근무를 멈추고 휴식을 취한다’고 했다. ‘잠시 동안 휴식하고 다시 근무한다’가 76.9%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쉬지 않고 근무를 계속한다’는 응답자들도 15.4%에 달했다. ‘쉼터가 근무지역 내 설치돼 있다면 이를 이용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엔 응답자(77명)의 84.4%가 ‘그렇다’고 했다. 전 지회장은 “폭염 때 쉬라고 하지만 사실 쉴 곳이 없다”며 “이용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한 경우도 많다”고 했다.

이들이 지난달 16~29일 라이더유니온지부 조합원 및 배달노동자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응답자 181명 중 12%가 최근 1년간 산재를 승인 받았다고 답했다. 이대근 라이더유니온부지부장은 “휴업급여를 수령한 이들 중 86%가 휴업급여로 최저임금보다도 낮은 하루 8만원 이하의 금액을 받았다”며 “그러다 보니 치료를 포기하고 일을 하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라이더유니온지부는 “배달의민족과 쿠팡 등 플랫폼사는 생수쿠폰 발송과 같은 이벤트를 진행할 뿐이며 고용노동부도 폭염 시 권고 가이드라인 외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했다. 이어 “산업안전보건법상 배달 직종 상시근로자 2인 이상이 있는 10인 이상 사업장엔 휴게시설 설치 의무가 부여된다”며 “하지만 배달노동자는 법적으로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라이더가 30만 명에 달하는 배민에도 설치 의무가 부여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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