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교제 요청 거절했다고, 도시락 싸다닌다고…“잘렸어요”

박채연 기자

‘불합리한 이유 해고’ 피해

5인 미만 사업장이 더 심각

대한민국 5인 미만 직장인 성토대회 ‘아우성’에 참석한 한 당사자가 지난해 7월4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증언을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대한민국 5인 미만 직장인 성토대회 ‘아우성’에 참석한 한 당사자가 지난해 7월4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증언을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불합리한 이유로 해고를 당하고, 직장 내 괴롭힘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등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놓인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이 심각한 피해를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는 11일 지난해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1년간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받은 e메일 제보 46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직장갑질119가 모두 신원을 확인한 제보다.

생존권과 연관된 해고·임금 상담이 97.8%(45건·중복 집계)로 가장 많았다.

상담 사례 중에는 ‘사장이 제게 호감을 느낀다며 교제를 요청했는데,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갑자기 그만둘 것을 요구했다’ ‘식비 아끼려 점심 도시락을 싸 왔는데, 마음대로 할 거면 나가라며 해고 통보를 했다’ ‘주휴수당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통보했다’는 등의 내용이 있었다.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정직 등이 제한된다’고 규정한 근로기준법은 현재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다.

직장 내 괴롭힘과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상담도 82.6%(38건)에 달했다. 상담 사례엔 ‘원장이 환자들 앞에서 늘 소리를 지르고 성질을 냈다’ ‘국장이 회의 중 본인 심기를 거스르면 폭언을 했다’ ‘대표가 자신과 함께 매일 점심 먹는 것이 업무라며 따르지 않으면 업무 불이행으로 해고하겠다고 협박했다’ 등이 있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직장 내 성희롱 관련 규정은 적용되지만 직장 내 괴롭힘 금지에 대한 근로기준법에선 제외된다.

초과 근무를 요구하면서도 초과 근무 수당은 지급하지 않는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연장·휴일 근로 등에 대한 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임금 체불로도 이어지는 것이다. 노동시간과 휴가 관련 상담은 28.2%(13건)였다. ‘3일 입원 후 연차 소진을 요구하자 이렇게 작은 회사에서 무슨 연차를 찾냐고 했다’는 등 사례가 있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임금명세서 미교부·4대 보험 미가입 등 현행법 위반 사례에 해당하는 상담도 41.3%(19건)에 달했다.


Today`s HOT
프란치스코 교황이 빙문할준비를 하는 파푸아뉴기니 무용수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 퇴임을 기념하는 방글라데시 2026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경기하는 팔레스타인과 대한민국 화재 진압 중인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산불로 인해 연기로 뒤덮인 에콰도르 키토시 캐나다 토론토 국제 영화제 광고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조지아 학교 총격으로 희생자를 추모하는 사람들 갱단 폭력 사태인 아이티 방문해 대화중인 미국 블링컨 장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훼손된 우크라이나 도시 뉴질랜드 마오리족 왕의 장례식 교황 방문 예정인 파푸아뉴기니 모래사장에 뛰노는 아이들 뉴욕 테니스 8강전에서 승리한 이탈리아 야닉 시너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