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류희림 민원사주 의혹’ 조사 6개월 결론은 빈손…어떤 일 있었나?

강한들 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위위원장이 지난 6월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위위원장이 지난 6월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은 지난 대선 시기 윤석열 대통령 후보 검증 보도를 심의해 달라는 민원을 류 위원장 친인척·지인이 집중적으로 제기한 사건이다. 류 위원장 취임 지전 쏟아진 이 민원 중 상당수는 내용이 거의 동일했다. 방심위 관계자가 지난해 12월 익명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한 신고서와 이후 추가로 밝혀진 내용 등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했다.

신호탄은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해 9월4일 국회에 출석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를 “국기문란 행위”로 규정하고 “방심위 등에서 엄중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이었다. 그날 오후부터 방심위에 민원이 들어오기 시작해 보름 남짓 기간 약 270여건이 접수됐다. 방심위는 9월5일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한 방송 보도에 대해 ‘긴급심의’에 착수했다.

권익위에 제출된 신고서를 보면 9월4일부터 나흘간 접수된 민원 중 10건은 류 위원장의 ‘사적 이해관계자’가 제출한 것으로 추정됐다. 류 위원장 가족 2명, 류 위원장이 속했던 단체의 박모 대표 등이 지목됐다. 100여건의 민원을 제출한 약 40명도 류 위원장의 친인척·가족이 운영하는 단체 소속 인물, 류 위원장이 재직했던 기관·협력업체 직원 등으로 추정됐다.

류 위원장은 8월18일 방심위원에 임명된 데 이어 9월8일 위원장으로 호선됐다. 류 위원장은 가족·지인 등이 대거 제출한 민원을 심의하면서 기피하거나 제척하지 않았다. 그는 문제가 불거지자 가족과 지인에게 민원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방심위 내부에서 이 문제를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방심위 직원들이 당시 문제를 감지해 류 위원장에게 보고했다는 정황이 있다. 방심위 종편보도채널팀 직원 A씨가 동료들과 나눈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기록이 대표적이다. A씨는 지난해 9월13일 민원인 중 류 위원장의 가족이 있음을 확인하고 장모 방심위 종편보도채널팀장(현 국제협력단장)에게 보고했다. 하루 뒤인 9월14일 보고서를 작성했다. A씨는 이날 “팀장님이 위원장실에 보고 다녀왔고, 위원장이 잘 찾았다고 팀장을 극찬했다”는 사실을 동료들에게 알렸다. 그날 오후 류 위원장이 몸담았던 단체 박 대표가 낸 민원이, 다음 날 아침엔 류 위원장 가족이 낸 민원이 취하됐다.

9월27일에는 방심위 내부 게시판에 ‘류희림 위원장님, 뉴스타파 인터뷰 인용 보도 안건 심의 왜 회피하지 않으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방심위 직원은 12월23일 ‘사적 이해관계자를 통한 류 위원장의 민원사주로 불공정 심의가 의심된다’는 취지로 권익위에 신고했다.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류 위원장은 12월27일 민원인 개인정보를 유출해 권익위에 제보한 방심위 직원을 처벌해달라고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같은 날 국회 인사청문회에 후보자로 출석한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류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월 류 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사건을 경찰에 맡겼다.

권익위는 신고 접수 약 6개월여 만인 지난 8일 해당 사건을 결론 없이 방심위로 돌려보냈다. 경찰은 아직 류 위원장을 한차례도 소환 조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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