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인구의 증가는 아웃도어 열풍을 일으켰다. 동네 인근 야산을 오를 때도 고기능성 소재의 등산복에다 방수처리된 등산화, 배낭, 모자, 스틱 등 전문산악인을 방불케 하는 차림을 한 등산객들이 상당수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청바지, 운동화 등 가벼운 평상복 차림으로 산을 찾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양상이다.
소비자들은 실용성뿐만 아니라 디자인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브랜드에도 민감하다. 심지어 어떤 브랜드의 등산복을 입었느냐에 따라 계급이 나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청소년들까지 고가의 아웃도어 의류를 평상복으로 입은 지 오래다.
덕분에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30% 이상씩 고공 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아웃도어 시장 규모가 6조9000억원대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6% 성장해 약 8조원대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2년 기준 시장 규모가 11조원인 미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는 인구에 비해 지나치게 과열돼 있는 것이다. 시장이 커지자 아웃도어 업체들은 앞다퉈 조인성·이승기씨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워 이미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등산복은 브랜드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지난 11일 서울의 한 백화점을 둘러본 결과 고가 브랜드의 경우 등산용 재킷 하나에 200만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국내 브랜드인 블랙야크의 경우 고어텍스 재킷 30만~88만원, 내피 16만~26만원, 바지 25만8000원, 등산화 25만원, 티셔츠 13만원, 스틱 개당 9만원, 배낭 10만~33만원, 스패치 5만원, 모자 5만원 등이었다.
아웃도어 매장 매니저는 “장비를 포함해 등산세트를 일괄 구입하려면 봄~가을용은 150만~180만원, 겨울용은 250만~300만원 정도가 든다”고 말했다. 수입 브랜드 가격은 더 비싸다. 고어텍스 재킷의 경우 캐나다 브랜드 아크테릭스는 43만~125만원이고, 이탈리아 브랜드 몬츄라는 98만원 정도였다. 몬츄라 매장 직원은 “품목별로 다른 디자인으로 두 벌씩 장만하면서 한번 쇼핑에 1000만원대의 돈을 쓰고 가는 소비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웃도어 제품의 가격 거품 논란이 일자 지난해 3월 이들 업체의 가격폭리 실태조사를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결과 발표는 미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