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열이 죽인 자들은 잘살고 있는데, 우리 아기는…”
1987년 6월 전두환 군사정권 규탄 시위에서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목숨을 잃은 이한열 열사의 정신을 기리는 새 기념비가 9일 모교인 연세대에 세워졌습니다.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는 “한열이를 죽인 자들은 지금 잘 먹고 잘살고 있는데 우리 아기 한열이는 기념비가 된 상황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 돌을 여기 가져다 놓기까지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신 많은 분께 감사하며 연세대가 없어지지 않는 한 이한열이 이 자리에서 떠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기념비 앞면에는 ‘198769757922’라는 숫자가 새겨졌습니다. 6월 항쟁이 일어난 1987년,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6월9일, 병원에서 사망한 7월5일, 국민장이 치러진 7월9일, 당시 이한열 열사의 나이인 22세를 함축한 숫자입니다.
■ 메르스 포비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8일(현지시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해 “더 확산돼 미국과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감염사례들을 낳을 잠재성을 갖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홍콩 정부는 9일 한국에 대해 여행경보를 발령했다고 합니다. 메르스 공포가 한반도를 넘어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 메르스 선별, 의사도 조심조심
국립중앙의료원이 ‘메르스 중앙거점 의료기관‘으로 지정됨에 따라, 10일까지 메르스 전담진료 체계를 갖추기로 했습니다. 국립의료원은 두 개 층의 50여 병상을 메르스 의심 환자 진료병동으로 지정하고 의료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시설 및 보호장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립의료원은 국가중앙지정병원의 임무를 부여받아 메르스 환자에 대한 집중 진료, 전국 메르스 거점 기관의 진료 상황 총괄 관리, 메르스 진료 가이드라인 개발, 지역거점 의료기관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 텅빈 종합병원 대기실
대형 종합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여파로 내원 환자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된서리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아산병원에서도 9일 감염자 발생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추가된 92번 환자(26)는 지난달 26일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서 6번 환자(71)가 대기할 당시 근무 중이던 보안요원입니다. 6번 환자는 지난달 28일 메르스 확진을 받았고 지난 1일 사망했습니다.
■ 메르스 여파로 휴업과 연기 이어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전국 최대규모의 전통 5일장인 경기 성남 모란시장이 9일 휴장을 했습니다. 메르스 여파로 서울국제도서전, 부산국제여객터미널 개장식 등 국제행사도 연기가 된 상태입니다. 대한축구협회는 메르스 감염 예방 차원에서 10~14일 열릴 예정이던 수원 컨티넨탈컵 17세 이하 국제 청소년 축구대회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단법인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는 8일부터 2박3일간 수원 용주사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를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 국회 청문회장의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9일 이어졌습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간사인 우원식 의원은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황 후보자는 대형로펌 고문으로 있으면서 119건이나 사건을 수임했고 그중 19건은 자문만 했으면서 기초 사실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다. 다른 사건도 모두 전관예우 산물일 가능성이 크다”며 “한 방이 없는 게 아니라 자료가 없었다”고 전날 청문회에 대해 촌평했습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황 후보자는 마치 레포트도 내지 않고 학점 달라고 하는 학생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국무총리는 나라의 중요한 자리다.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는 애국가 4절 외우는 정성보다도 엄정한 자세로 자료를 제출하는 자세가 더 큰 애국심”이라고 말했습니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행보
여권의 ‘대권잠룡’으로 꼽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초청 시민사회단체와 새누리당 대표와의 대화’에 참석했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것이 사회의 믿음을 저버리는 불신인데 진정 메르스 병균이 무서운 것은 지나간 곳의 신뢰를 뒤집고 불신을 퍼뜨리기 때문”이라며 “철저한 방역과 함께 불신과 싸워서 이길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통일·교육·환경·여성 등 10여개 분야에서 보수적 성향의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주제발표 형식으로 새누리당에 대한 건의사항을 전달하고, 김무성 대표가 마무리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