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로펌’ 비밀 문건 유출…푸틴·시진핑 측근들 연루
30년치 1150만건 ‘사상 최대’…한국인도 최소 195명 포함
비밀리에 역외 금융거래를 중개해온 파나마 로펌의 30년치 내부자료 1150만건이 유출되면서 세계 유명 정치인들과 관료들, 갑부들이 조세도피처를 활용해 돈세탁과 탈세, 재산은닉을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탈세 관련 문건에는 전·현직 정상 12명을 비롯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의 측근들이 연루됐음을 보여주는 것들도 있어 정치적 파장이 일고 있다.
고위 정치인·관료 128명, 세계의 갑부 29명 외에 아르헨티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배우 청룽(成龍) 등 유명 운동선수와 배우들도 문건에 이름을 올렸다.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노재헌씨 등 한국인도 최소 195명이 포함됐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4일 중미 파나마의 로펌 모색 폰세카의 1977~2015년 내부자료를 입수해 진행한 탐사보도 프로젝트 ‘파나마 페이퍼스’의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입수 문건이 2.6테라바이트(TB)에 달해 2010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문서(1.7기가바이트)의 1500배가 넘는다. 모색 폰세카는 42개국에 사무소를 운영하는 기업자문 전문로펌으로, 역외거래 법률서비스 시장에서 세계 4위다.
한국에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뉴스타파는 “노씨가 2012년 5월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자본금 1달러짜리 페이퍼컴퍼니 3곳을 설립해 주주 겸 이사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일부가 조세도피처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씨는 2013년 5월24일 페이퍼컴퍼니 이사직에서 사퇴했다.
전직 대통령 자녀가 해외 조세도피처를 이용해 자금세탁을 하려 한 정황이 나온 것은 2004년 역시 같은 장소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전재국씨에 이어 두 번째다. 국세청 관계자는 “탈세 혐의와 관련된 세원이 포착되면 세무조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독일 등 당국과의 국제공조를 통해 명단을 입수한 뒤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