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실추’ 우려냐, 영장집행 ‘명분 쌓기’냐

김서영·허진무 기자

경찰, 강제집행 배경은

경찰이 23일 고 백남기씨 부검영장 강제집행을 시도한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법원에서 영장을 받아만 놓고 집행하지 않으면 ‘공권력이 우습게 보인다’는 지적을 우려했다는 시각이다. 이날은 부검영장 만료시한인 25일 자정을 이틀 앞둔 날이다.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 “25일 전에 부검영장이 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최종적인 영장 집행을 위해 명분을 쌓고 있다는 관측도 설득력이 있다. 이미 경찰은 6차례에 걸쳐 부검협의 공문을 유족에게 보냈다. 또 종로경찰서 형사과장(경정), 종로경찰서장(총경), 서울경찰청 수사부장(경무관) 등 차례로 상급자를 보내 유족과의 부검협의를 시도했다. 이날도 경찰은 시신 확보보다는 유족과 협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백남기투쟁본부 박석운 대표는 “부검을 위한 모양 만들기 차원으로 미리 소동을 벌이는 꼼수”라고 했다. 유족 법률대리인 이정일 변호사는 “유족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 정도였다. 경찰이 유족과 협의한 것처럼 하고 갔지만 내일이나 모레 강제집행을 할 수도 있다. 영장 만료까지 빈소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경찰이 강제집행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부검영장에 유족과의 협의란 조건이 명시돼 있는 만큼 경찰이 이를 무시하면 불법 집행이 된다.

강영주 서울중앙지법원장은 “(수사기관이 영장 집행) 제한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난 5일 국감장에서 말했다. 대법관인 고영한 법원행정처장도 “제한사항은 의무조항이라 지켜져야 한다는 데에 기본적으로 동일한 입장”이라고 14일 국감에서 말했다. 불법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정권에 대한 여론이 나빠질 수 있다.

물리적 충돌도 경찰은 부담스럽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300~400명가량의 ‘시민지킴이’가 모여 있다. 강제집행 과정에서 시민 부상 등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다음달 12일에는 ‘2016년 민중총궐기 집회’가 예정돼 있어 백씨 부검이 대규모 시위로 번질 수도 있다.

경찰이 극단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 25일까지 기다렸다가 여의치 않으면 부검영장을 다시 받을 것이란 관측도 많다.

경찰 고위 관계자도 “25일까지 집행하지 못하면 다시 영장을 신청하면 된다”고 말해 무리하지는 않을 듯한 분위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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