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촛불

비우그라·하야하소 ‘풍자’ 가득…‘퇴진 → 체포’ 높아진 목청

노도현·이유진 기자

‘IT’ 두드러지고 패러디 더 강해진 ‘5차 촛불집회’

<b>“집에 가소”</b> 지난 26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제5차 촛불집회에 경기 수원시에 사는 농민 등이 소들을 데려와 행진에 참여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박근혜 체포단’으로 이름 붙이고, 소의 등에 ‘근혜씨 집에 가소’ ‘근혜씨 하야하소’ 등을 써붙였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집에 가소” 지난 26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제5차 촛불집회에 경기 수원시에 사는 농민 등이 소들을 데려와 행진에 참여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박근혜 체포단’으로 이름 붙이고, 소의 등에 ‘근혜씨 집에 가소’ ‘근혜씨 하야하소’ 등을 써붙였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오늘 날씨는 쌀쌀하지만 여전히 열기는 뜨겁습니다. 4시부터 행진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사이트를 보시고 찾아오시면 됩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26일 오후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한국외대 대오 찾기’ 웹페이지 주소를 안내했다. 앞서 서울대·카이스트 총학생회도 페이스북에 자신들의 집회·행진 대열 찾기 웹페이지 주소를 올렸다. 150만명이 모인 서울 도심 촛불집회에서 학생들이 자기 대학의 대열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만든 프로그램이다.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활용해 대열의 위치를 지도와 문자로 안내한다. 이 프로그램은 박항 카이스트 부총학생회장이 지난 24일 개발했다. 가장 먼저 카이스트 프로그램을 만들고 서울대, 한국외대 등의 프로그램도 해당 대학 총학생회 요청을 받아 만들었다고 한다.

5차 촛불집회에서는 정보기술(IT)의 활용이 두드러졌다. 서울 광화문 반경 10㎞ 이내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출석체크를 해 집회 참석 인원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집회출석’ 앱도 나왔다. 이 앱 개발자는 지난 16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아무리 적게 봐도 100만명이 넘는 국민이 나라를 위해 촛불을 밝혔는데도 경찰은 고작 20여만명이 참석했다고 하는 현실에 분노해 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집회에서는 앱 설치자가 적어 총인원은 추산할 수 없었지만 많은 시민들이 응원글을 주고받는 ‘응원하기’, 화면에 촛불 이미지를 띄우는 ‘촛불켜기’ 기능을 이용했다.

활활 타오르는 양초 이미지를 제공하는 앱들은 미처 양초를 챙기지 못하거나 비바람이 불 때 유용하게 쓰였다. 실제 양초 모양과 흡사해 1차 촛불집회 때부터 주목받은 ‘LED초’도 많이 보였다. 한 시민은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고 말한 데 반발해 ‘김진태 의원 보고 있나. LED 촛불은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다. 박근혜 퇴진!’이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나왔다.

집회를 거듭할수록 박 대통령과 국정농단 책임자들에 대한 풍자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이번 집회에서는 청와대가 다량으로 구입해 논란이 된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패러디가 주를 이뤘다. ‘박근혜 일당은 청와대를 비우그라. 한국하야하자 제약’ ‘알약엔 하야그라’ 등의 손팻말이 등장했다. 파란색 다이아몬드 모양인 비아그라 그림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청와대가 해외순방 중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해 비아그라를 구입했다고 해명한 것을 비꼰 ‘고산병연구회’ 깃발도 보였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이 붙어 있는 ‘펀치’와 ‘두더지 잡기’ 게임기도 등장했다. 두더지 잡기 기계의 두더지에는 정부, 새누리당, MBC 등의 로고가 붙었다.

시민들은 박 대통령 퇴진을 넘어 단죄를 요구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였던 기존 구호는 이날 ‘박근혜를 구속·체포하라’로 바뀌었다. 한 시민은 죄수복을 입고 포승에 묶여 있는 박 대통령 그림을 실물 크기로 제작해 머리 위로 들고 다녔다. 삼청로에서 광화문까지 배치된 경찰 버스 20여대에는 박 대통령의 긴급체포를 촉구하는 체포영장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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