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숙명여대 교수들이 직위 해제됐다.
숙명여대는 최근 인사위원회를 열어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지낸 김상률 영문학부 교수(57)와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인 김소영 경영학부 교수(51)에 대해 직위해제를 의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8)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 등과 함께 이들 교수에게도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에 연루된 혐의를 인정해 유죄 판결을 내린 데 따른 학교 차원의 후속조치다.
이날 ‘문화계 황태자’ 광고감독 차은택씨(48)의 외삼촌인 김상률 교수는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김소영 교수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숙명여대는 다음 달 9일 다시 인사위원회를 열어 두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넘기는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숙명여대 직원인사규정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사람에 대해 직권으로 면직시킬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또 법령을 위반하거나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학교 명예·위신을 손상하면 파면·해임·정직·감봉·견책 등 징계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숙명여대 홈페이지 교과강의시간표에 따르면 이들은 올 1학기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맡지 않았다. 김상률 교수는 ‘국정농단’ 사태가 드러나고도 지난해 2학기 수업을 계속 진행해 학교 안팎의 반발을 산 바 있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규칙 등에 따라 이들의 1심 재판 결과를 지켜보고 유죄로 결론이 나자 인사위를 열어 직위해제를 의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화여대와 한양대는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교수들을 대거 직위 해제한 바 있다. 이화여대는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특혜 등과 관련해 최경희 전 총장과 남궁곤 전 입학처장,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 류철균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등 5명을 직위 해제했다. 한양대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지낸 김종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를 직위 해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