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수사권 넘겨받는 경찰, '안보수사본부' 설치 검토…수장은 치안정감급

이철성 경찰청장. /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내용의 청와대 권력기관 개혁안과 관련해 경찰이 독립적인 ‘안보수사본부’를 설치하는 방향으로 내부 조직 개편을 검토 중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29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에 발표한 국가수사본부처럼 ‘안보수사본부’ 정도로 명칭을 정하고, 수장은 일반에 개방하고 (직급은) 치안정감급 정도로 하는 구조로 간다는 큰 흐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안보수사본부장의 임기는 3년으로 하고, 인사권과 감찰권을 경찰 조직에서 독립적으로 행사하며 국가수사본부처럼 안보수사 경찰에 대한 행정경찰(일반경찰)의 구체적인 수사 지휘를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와 경찰은 앞서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한대로 경찰청 산하에 ‘국가수사본부’를 신설해 개별 사건의 수사는 국가수사본부장의 지휘 아래 수사 경찰이 담당하고, 경찰 지휘부 등 행정경찰은 수사 담당자들에게 사건 수사를 구체적으로 지휘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경찰 고위급의 부당한 수사 개입 여지를 차단해 수사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 청장은 “국정원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4개 발의돼 있는데 국정원의 안보수사기능을 폐지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직무의 범위에 대해서는 4개 법안이 각각 다르다”면서 “(국회에서) 어떻게 방향이 잡히느냐에 따라 (조직 개편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논의가 진전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수사하고 있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자택 인테리어 공사 비리와 차명계좌 의혹과 관련해서는 다음달 초 수사를 종결하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 청장은 “삼성 수사 건은 늦어도 다음주까지 3~4명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고 1명은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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