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4일 신창원 못 잡는 경찰, 국민은 ‘덜덜’

김서영 기자

[오래전 ‘이날’] 195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98년 7월24일 신창원 못 잡는 경찰, 국민은 ‘덜덜’

[오래전 ‘이날’]7월24일 신창원 못 잡는 경찰, 국민은 ‘덜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탈옥수, 신창원의 이야기는 아직까지도 회자됩니다. 30년전 경향신문에는 당시 도주 중이던 신창원을 추적하는 경찰관의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신창원은 1997년 1월 부산교도소 감방의 화장실 환기통 쇠창살을 절단하고 탈옥해, 기사가 나오던 1998년 7월까지도 검거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경찰은 신창원을 5차례나 놓친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절도 등 경범죄로 고발되기까지 한 신창원에 ‘범칙금 스티커’만 발부한 경찰의 행태를 놓고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신창원 검거를 위해 동원한 헬기, 군견이 무색해진 순간이었죠.

이 때문에 경찰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내가 사는 지역에도 언제 그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떠돌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미디어와 인터뷰를 진행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 관점에서 보면 검거에 성공하기 위해선 숨기는 편이 좋을 듯한 내용까지도 공개됐습니다. 어떤 장소를 특히 주의깊게 물색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안 하는 편이 나았을 것도 같습니다. 신창원은 기사가 나가고도 1년여가 지난 1999년에야 신고로 검거됐습니다.

당시 경찰과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 신창원은 지금 어디에 숨어있다고 보는가

“서울에 있다. 도망갈 때의 피투성이 옷차림과 맨발로는 쉽게 외곽을 빠져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서울 어딘가에 은신해 있으면서 지방으로 빠져나갈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본다. 신창원은 추적하는 경찰관의 심리나 근무형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경찰의 포위망이 느슨해지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수사는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나

“구룡산, 대모산 일대의 산악수색은 4차례에 걸쳐 모두 끝냈다. 지금은 서울시 전역에 걸쳐 광범위한 탐문수색을 진행중이다. 서울 시내 31개 경찰서별로 전담 추적반을 만들어 모두 ‘우리 지역에 숨어있다’는 마음으로 뒤지고 있다. 아파트, 연립주택 중 미분양으로 방치돼 있는 빈 집이나 원룸, 오피스텔, 자동차 안에서 자는 사람 등이 집중 조사대상이다. 공개할 수 없는 몇가지 덫도 설치해 놓았다.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유보함으로써 시위에 투입될 방범순찰대, 기동대 등 1만여명의 경찰력을 다시 수색 작업에 돌릴 수 있게 돼 다행이다.”

- 수사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신창원이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족이나 친구, 교도소 동기, 전 동거녀들과는 일절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있다. 신창원은 자신 외엔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 또 어디선가 금품을 훔쳐서 도피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아무리 조그마한 절도 사건이라도 모두 보고토록 조치해 놓았다.”

신창원 출몰 지역. 1998년 7월17일 기준. 경향신문 자료사진

신창원 출몰 지역. 1998년 7월17일 기준. 경향신문 자료사진

- 현상금을 5000만원으로 올린 이유는

“혹시 신창원을 숨겨주고 있을지 모를 동거녀를 겨냥한 것이다. 신창원은 티켓다방이나 유흥업소 여자종업원을 유혹한다. 돈과 선물을 듬뿍 건네주고 환심을 사는 것이다. 신창원은 어디가지나 강도살인을 저지르고 교도소를 탈옥한 흉악범이다. 신창원의 잔꾀에 현혹되지 말고 당당하게 신고해 주기를 기대한다. 경찰도 만에 하나 공 다툼으로 결정적인 검거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검거 주역 뿐 아니라 검거 작전에 가담한 모든 경찰을 1계급 특진시키기로 했다.”

- 신고는 많이 들어오는가

“하루에 100건 이상씩 들어오고 있다. 현상금을 올린 뒤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중 15%느 장난신고다. 나머지는 신창원과 닮은 사람으로 착각한 오인신고가 대부분이다.”


Today`s HOT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케냐 의료 종사자들의 임금체불 시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2024 파리 올림픽 D-100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솔로몬제도 총선 실시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