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성폭행과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언남고등학교 축구 코치 정모씨의 대기발령 조치를 연장하고 언남고의 체육특기학교 지정 취소도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자녀의 대학 진학을 빌미로 학부모를 성폭행하고 축구부 운영비를 횡령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정모씨에 대해 “경찰조사를 바탕으로 조치 및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23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 2월부터 축구부 학부모들로부터 회비를 임의로 각출해 사용하고 재물을 취득한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수사를 받기 시작했다. 정씨는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비슷한 민원이 제기되어 언남고의 자체 조사를 받고 학교체육소위원회에서 ‘주의’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학부모 개별 면담 등에서 정씨가 김장비용, 신입생환영회, 졸업생환송회, 성과금 등의 명목으로 학부모들로부터 수천만원을 임으로 각출해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이어 지난 8일 언론 보도로 정씨가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서울시교육청은 9일 정씨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정씨는 공무직원취업규칙에 따라 30일이 지난 다음달 6일 복귀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교육청은 대기발령 조치의 연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청은 “성폭력 사안의 의혹이 제기된바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대기발령 조치를 계속 유지하도록 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경찰조사 결과에 따라 언남고의 체육특기학교 지정을 취소하고 내년부터 체육특기자 배정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체육특기학교 지정 취소 후에도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을 고려해 축구부 해체까지 2~3년 소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씨는 성폭행과 횡령에 관한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정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에이원은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씨가 축구부 운영비를 횡령했다거나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