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6일 서울, 세계 최악의 도시 3위?

노정연 기자

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지난 11월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남산자락이 단풍으로 물들어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지난 11월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남산자락이 단풍으로 물들어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2010년 1월6일 서울, 세계 최악의 도시 3위?

2019년 한국을 찾은 외래 관광객이 1725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이전 기록이었던 2016년 1724만명을 넘어서는 수치로, 시간으로 환산하면 1.8초마다 1명꼴로 한국을 방문한 셈입니다.

▶관련기사 1.8초마다 1명꼴 한국 방문…올해 외래 관광객 1750만명 돌파 예상 ‘역대 최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2012년 1000만명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간 한류가 한국 관광으로 연결된 2010년대는 역사상 가장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한 시기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10년 전, 서울이 세계 최악의 도시 3위에 뽑혔다는 기사가 눈에 띕니다.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시죠.

2010년 1월6일자 경향신문 2면.

2010년 1월6일자 경향신문 2면.

당시 세계적인 여행 안내서인 ‘론리플래닛’이 서울을 세계 최악의 도시 3위로 선정하며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기사는 전날 보도된 영국 BBC 방송을 인용했습니다.

론리플래닛이 네티즌과 여행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세계 최악의 도시 9곳을 선정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고, 최악의 도시 1위에 뽑힌 미국 디트로이트와 2위 가나 아크라에 이어 서울이 세번째로 언급됐다는 내용입니다.

론리플래닛측은 서울에 대해 “여기저기 무질서하게 뻗은 도로, 옛 소련 스타일의 콘크리트 아파트 건물, 심각한 오염, 그리고 영혼도 마음도 없다”며 “숨막히는 단조로움이 사람들을 알코올 의존증으로 몰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10년 전이라고는 하지만 서울이 이정도로 박한 평가를 받았다니 다소 충격적입니다.

해외 홍보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쓰면서 도시 브랜드 가치 높이기에 신경써 온 서울시는 “평가가 잘못됐다”며 즉각 항의에 나섰습니다.

서울시측은 다른 국가·도시 브랜드 조사기관인 안홀트-GMI의 조사결과를 근거로 서울의 브랜드 순위가 2006년 44위에서 2008년 33위로 상승했다며 론리플래닛에 공식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발표를 접한 네티즌들의 설왕설래도 이어졌습니다.

“세계 어느 도시를 가도 서울만큼 아파트 단지 많은 도시가 없다”며 론리플래닛의 평가에 동의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8~90년대도 아니고 2010년에 듣기에 지나치게 악의적인 평가”라는 의견도 팽팽히 맞섰습니다.

2010년 새해, 론리플래닛이 쏘아올린 ‘최악의 도시 서울 논란’은 이후 론리플래닛이 순위를 매긴 방식이 밝혀지며 반전을 맞게 됩니다.

해당 조사는 론리플래닛의 한 여행정보 게시판에서 네티즌들을 상대로 진행한 것으로, 50명도 참여하지 않았고 그중 서울을 최악의 도시로 뽑은 사람은 2명 뿐이었다는 것입니다. 총 두번에 걸친 조사 중 맨 처음 진행된 조사에는 서울이 포함되지도 않았습니다. 40여 명 네티즌들의 댓글로 결정된 순위때문에 소동이 벌어진 셈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 다음입니다.

1년 후인 2011년 5월, BBC와 론리플래닛은 다시 한번 서울을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서울을 “한국 전쟁의 폐허에서 불사조처럼 솟아올라 이제 아시아 신흥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선 도시”로 표현했습니다.

서울시의 항의가 효과가 있었던 걸까요? 1년 전과 180도 달라진 평가입니다.

북촌 한옥 마을. 2017. 1. 11/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북촌 한옥 마을. 2017. 1. 11/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BBC는 서울의 볼거리로 ‘북촌한옥마을’을 꼽으며 “전통 문양이 새겨진 담장과 지붕에 얹은 기와는 현대 도시와 대조를 이룬다”고 설명했습니다. “1만개의 가게들이 모여있는 남대문시장”과 “서울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왕산 선바위”도 추천했네요.

서울의 먹을거리로는 “94세 할머니로부터 비법이 내려온 개성 만두와 노량진 수산시장의 싱싱한 해산물, 인삼으로 국물을 낸 삼계탕”을 권했습니다.

▶관련기사 BBC “폐허에서 아시아 중심지된 서울 구경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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