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값을 돌려드립니다” 지자체들, 동네서점 살리기

백승목·최인진·고영득·이종섭 기자
서울 서초구민이 서점에서 북페이백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서초구 제공

서울 서초구민이 서점에서 북페이백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서초구 제공

울산, 7월부터 ‘책값 환불제’
구입 책, 시립도서관에 반납
최대 4만원 울산페이로 받아

전국 최초 ‘북페이백’ 사업
서울 서초구가 첫 시행 특허
구매 서점서 금액 전액 환불

경기 용인 ‘희망도서 대출’
새책, 서점서 무료로 빌려봐

대형·온라인 서점에 밀려 설 자리를 잃은 ‘동네서점 살리기’에 지방자치단체가 나서고 있다. 시민들이 원하는 책을 구입한 뒤 일정 기간 안에 돌려주면 책값 전액을 주거나, 새 책을 무료로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독서문화를 조성하고 경영난에 허덕이는 영세 서점을 돕자는 것이다. 책을 구입할 때 지역화폐를 사용하도록 해 지역화폐 확산 효과도 기대된다.

울산시는 오는 7월부터 지역 서점에서 책을 구입해 읽은 뒤 이를 시립도서관에 내면 책값을 되돌려주는 ‘책값 환불제’를 시범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시민들은 이달 중 개정될 ‘지역 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에 따라 책을 구입해 읽고 한 달 안에 시립도서관에 가져다주면 1권당 2만원 이내에서 2권(4만원)까지 책값을 되돌려받을 수 있다.

시민들은 책을 살 때 지역화폐인 ‘울산페이’로 결제하고, 그 영수증을 환불받을 책과 함께 도서관에 제출하면 역시 울산페이로 책값을 돌려받는다. 이 때문에 울산페이 회원 자격이 되는 만 14세 이상만 환불을 받을 수 있다. 강만원 울산서점조합 이사는 “책값 환불제로 책 소비가 늘면서 경영난에 시달리는 영세 서점의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내년에 책값 환불제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이선룡 울산시 문화예술과 시설계장은 “내년부터 관내 모든 공공도서관에서 책값 환불제를 시행하거나, 유사한 종류의 책이 많이 반납되면 지역 179곳 작은도서관에 나눠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지역 서점을 통한 책 구입 및 환불 시스템은 서울 서초구가 처음 선을 보였다. 서초구는 지난해 6월 지역 서점에서 책을 구입해 읽은 후 돌려주면 책값 전액을 환불해주는 ‘서초 북페이백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민 누구나 책을 산 당일 서초구 공공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북페이백 서비스를 신청한 뒤 3주 이내에 해당 서점에 갖다주면 구매금 전액을 환불받게 된다. 해당 도서는 구립도서관에 비치된다.

1인당 월 3권까지만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서비스 개시 후 4월 말까지 총 7374명이 북페이백을 이용했고 모두 9218권이 신청됐다. 하루 평균 80권이 북페이백 대상이 됐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도서관이 휴관하면서 지난 3∼4월에만 북페이백 이용 건수가 4000여건으로 집계됐다. 신청한 책마다 무조건 환불해주는 건 아니다. 특정 책에 집중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인기 베스트셀러는 선착순으로 15권까지만 가능하다.

서초 북페이백은 ‘생활 속 도서관’ 사업의 하나로 추진됐으며, 지난 3월 특허 등록도 마쳤다. 서초구 관계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개발된 북페이백 시스템이 전국 최초라는 점을 공식 인정받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전 대덕구는 지난해 7월부터 서점 6곳에서 매 분기별로 아동·청소년·성인용 등으로 지정하는 책(50권) 중 일부를 구입하는 구민들에게 책값의 50%를 할인해주고 있다. 한 가족당 3권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할인된 책값은 대덕문화원이 기부금을 모금해 지원한다. 대덕구 관계자는 “이용 경험이 있는 구민들을 중심으로 도서 구입이 꾸준히 이뤄진다”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는 서점에서 새 책을 시민에게 무료로 대출해주는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를 2015년부터 시행해왔다. 이 제도를 통해 지난해 2만9000여명의 시민들이 6만여권의 새 책을 빌려 봤고, 대출된 책은 용인시 공공도서관이 구입해 장서로 활용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동네서점을 살리기 위해 ‘서점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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