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페미 "안희정 모친상 조의, 정치권은 개인비용으로"

이보라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6일 새벽 모친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안 전 지사는 모친상으로 일시적인 형집행정지를 받았다. 기간은 9일 오후 5시까지다. 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6일 새벽 모친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안 전 지사는 모친상으로 일시적인 형집행정지를 받았다. 기간은 9일 오후 5시까지다. 연합뉴스

국회 내 여성 구성원들이 모인 페미니즘 단체 ‘국회페미’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모친상 빈소에 정치인들이 소속 단체 자격으로 조화·조기를 보낸 데 대해 비판했다. 이런 행태가 안 전 지사의 정치적 복권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체는 정치인들의 조화·조기 설치를 국민 세금이 아니라 개인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페미는 6일 성명을 내고 “위력으로 수행비서를 상습 성폭행해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안씨가 지난 4일 모친상을 당했다”며 “문재인 대통령, 박병석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조화를 보냈고 많은 정치인들이 빈소를 가득 메웠다”고 했다.

단체는 “오랫동안 함께 일한 동료의 모친상을 개인적으로 찾아 슬픔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할 수 있지만 안씨는 더 이상 충남도지사가 아니다”라며 “정부·정당·부처 이름으로 조의를 표해선 안 된다”고 했다. “정치인들이 안씨 모친 빈소에 보낸 조화·조기 설치 비용은 국민 혈세나 후원금으로 치러졌다”고 했다.

단체는 정치권의 이 같은 행태가 안 전 지사의 정치적 복권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봤다. 단체는 “사회정의를 실현해 공정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전력할 의무가 있는 정치권은 이번 일이 마치 안씨의 정치적 복권과 연결되는 것으로 국민이 오해하는 일이 절대 없도록 발언과 행동을 주의해야 했다”고 했다.

단체는 “직위와 소속을 오용해 조의를 왜곡시키고, 빈소에서 경솔한 발언을 한 일부 조문자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제라도 안씨 모친상에 국민의 세금이나 후원금으로 조화나 조기를 보낸 정치인들에게 이를 개인비용으로 전환해 처리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정의당도 같은 취지의 논평을 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빈소에 여권 정치인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공직과 당직을 걸어 조화와 조기를 보내고 있다”며 “정치인이라면 본인의 행동과 메시지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적인, 공당의 메시지라는 것을 분명 알 것”이라고 했다.

조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 대표·원내대표,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걸고 조화를 보낸 이 행동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정치인으로서 무책임한 판단”이라고 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끊이지 않는 2차 가해 앞에 피해자는 여전히 일상에서의 힘겨움을 겪고 있다”며 “오늘과 같은 행태가 피해자에게, 한국 사회에 ‘성폭력에도 지지 않는 정치권의 연대’로 비춰지진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 등으로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안 전 지사는 지난 4일 모친상을 당해 6일 자정쯤 형집행정지로 일시 석방됐다. 기한은 9일 오후 5시까지다. 이날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많은 정치인들이 조화·조기를 보내고 조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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