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가인 공연 투자하면…" 사기 혐의 감독 1심 유죄

전현진 기자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미스트롯’의 주요 출연자들. 왼쪽부터 홍자, 정미애, 송가인, 정다경, 김나희.  사진 TV조선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미스트롯’의 주요 출연자들. 왼쪽부터 홍자, 정미애, 송가인, 정다경, 김나희. 사진 TV조선

인기 트로트 가수인 송가인이 출연하는 ‘미스트롯’ 콘서트에 투자하면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쳐서 주겠다고 속인 후 돈을 받아 챙긴 공연기획 감독에 대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남신향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공연기획사 PD 겸 감독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가 소속된 회사는 ‘미스트롯’ 전국투어 콘서트 주관사 중 하나였다.

A씨는 지난 2019년 5월 피해자 B씨에게 “송가인 공연의 감독을 맡고 있는데, 공연하는데 돈이 부족하니 1억6000만원을 빌려주면 한 달 후 원금과 이자를 주겠다”고 한 뒤 돈을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갚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약 2억5000만원 상당의 개인 빚이 있었고, 직원 급여로 줄 돈이 없었다. 생활비도 부족해 B씨에게 돈을 빌린다 하더라도 이를 직원 급여나 개인 빚 변제에 사용하려 했을 뿐 빌린 돈 전부를 공연에 사용할 생각이 없었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A씨 측은 “실제로 공연을 성실히 수행했으나 흥행이 예상보다 저조해 B씨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한 것일 뿐”이라며 사기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속여 돈을 챙긴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가 처음엔 다른 지인 C씨에게 자신의 공연 사업에 투자하라 권유했는데, C씨는 피해자 B씨를 A씨에게 소개해줬다. 그런데 A씨는 B씨로부터 돈을 빌리면 이 중 일부를 C씨에게 소개비 명목으로 주기로 합의했고, 이런 사실을 피해자인 B씨에겐 알리지 않았다.

A씨는 B씨에게 “송가인과 10명 정도의 가수를 데리고 다니며 지방공연을 하고 대박이 나고 있는데, 한 달 뒤나 길어야 두 달 뒤에 원금과 15~25%의 이자를 갚겠다. 당장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2억원을 빌려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후 B씨가 A씨의 법인계좌로 수차례 나눠 1억6000만원을 보냈다. A씨는 법인계좌로 입금 받은 돈을 다른 계좌로 빼돌린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명하면서도 피해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의 사용 내역 등을 구체적인 근거자료로 제시하지 못했다. A씨는 돈을 받은 뒤 B씨의 연락을 피하기 시작했고, 공연장으로 찾아간 B씨를 만나주지도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연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 점, 동종 전력으로 처벌 받은 전력이 없고, 뒤늦게나마 피해가 회복돼 처벌 불원의사를 밝힌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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