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3만개 둥지, 12만마리 사는 남극의 우리 동네 한국이 보호한대읽음

김한솔 기자

한국 주도로 장보고기지 옆 ‘인익스프레시블섬’ 특별보호구역 승인…펭귄마을 이어 두 번째, 중국·이탈리아와 공동 관리

아델리펭귄

남극 인익스프레시블섬에서 얼어붙은 해빙 위를 걸어 번식지로 향하는 아델리펭귄들의 모습. 환경부 제공

남극 인익스프레시블섬에서 얼어붙은 해빙 위를 걸어 번식지로 향하는 아델리펭귄들의 모습. 환경부 제공

남극의 ‘인익스프레시블섬(Inexpressible Island)’이 한국의 제안으로 남극의 특별보호구역으로 승인됐다. 이 섬은 세종기지 인근의 나브레스키 포인트(펭귄마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이 관리하는 남극의 보호구역이 됐다.

환경부는 지난 14~24일 프랑스 파리에서 온라인 비대면 회의로 열린 제43차 남극조약협의 당사국회의에서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가 공동 제안한 ‘인익스프레시블섬’에 대한 남극특별보호구역 지정이 승인됐다고 25일 밝혔다.

애들아, 그 소식 들었니?
뭔데? 뭔데?

■ 펭귄마을의 3배, 둥지 수 6배 많은 섬

펭귄 3만개 둥지, 12만마리 사는 남극의 우리 동네 한국이 보호한대

새로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인익스프레시블섬은 동남극 테라노바만에 위치해 있다. 한국의 장보고기지 인근이다. 환경부는 “2014년 장보고기지가 준공된 이래, 기지로부터 36㎞ 남쪽에 위치한 인익스프레시블섬의 아델리펭귄 군서지를 매년 모니터링해 왔다”고 밝혔다.

이곳은 만년빙의 끝에 위치해 대륙풍이 많이 부는 지역으로, 바다가 결빙되지 않는 폴리냐가 형성되는 특이 지형이다. 펭귄 등 해양동물이 먹이 활동을 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7000년 이상 아델리펭귄의 서식지였다. 섬이 위치한 남극의 로스해 자체도 전 세계 아델리펭귄의 38%, 황제펭귄의 26%가 서식하는 세계 최대의 해양보호구역이다.

인익스프레시블섬의 면적은 3.31㎢로, 2009년 한국이 제안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세종기지 인근의 펭귄마을(0.98㎢)에 비해 3.4배 넓다. 남셰틀랜드군도 킹조지섬 바톤반도에 위치한 펭귄마을에는 젠투펭귄 2460둥지, 턱끈펭귄 2416둥지 등 9종의 조류가 서식 중이다. 인익스프레시블섬에 번식하는 펭귄 둥지 수도 펭귄마을보다 6.4배 많은 3만개에 달한다. 보통 한 둥지당 2개의 알을 낳는 펭귄의 특성을 고려하면, 약 12만마리의 펭귄이 서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델리펭귄 외 표범, 웨델물범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최근 이 지역에 대한 관광 및 연구가 늘어나면서 한국, 중국, 이탈리아가 공동으로 2019년 보호구역 지정을 처음 제안했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인익스프레시블섬 인근에 기지를 갖고 있고, 중국의 경우 인익스프레시블섬 내에 신규 기지 건설을 추진 중이어서 보호구역 지정 제안을 공동으로 추진하게 됐다.

아델리 펭귄

아델리 펭귄

■ 한국이 관리하는 두 번째 보호구역

남극특별보호구역은 남극의 환경적, 자연적, 과학적, 미학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1961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을 비롯한 미국, 프랑스, 일본 등 16개국이 총 72곳의 남극특별보호구역을 지정했다.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기 위해선 ‘특별히 보호할 만한 가치가 존재’ 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환경·과학·역사·자연적 가치 중 하나 이상의 가치가 있고, 과학 탐사를 하기 위한 실익이 있어야 한다. 또 해당 구역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관리계획서가 있어야 한다. 보호구역 지정 제안을 할 때부터 관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보호구역으로 실제 지정이 되면 처음 제안을 한 국가가 생태계 조사와 환경관리, 출입자 통제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인익스프레시블섬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한국은 펭귄마을에 이어 두 번째 보호구역 관리를 맡게 됐다. 유호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공동제안한 국가들과 협력해 인익스프레시블섬의 보호, 관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향티비 배너
Today`s HOT
부활절 앞두고 분주한 남아공 초콜릿 공장 한 컷에 담긴 화산 분출과 오로라 바이든 자금모금행사에 등장한 오바마 미국 묻지마 칼부림 희생자 추모 행사
모스크바 테러 희생자 애도하는 시민들 황사로 뿌옇게 변한 네이멍구 거리
코코넛 따는 원숭이 노동 착취 반대 시위 젖소 복장으로 시위하는 동물보호단체 회원
불덩이 터지는 가자지구 라파 크로아티아에 전시된 초대형 부활절 달걀 아르헨티나 성모 기리는 종교 행렬 독일 고속도로에서 전복된 버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