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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된 시각장애인 전용 앱 '엔젤아이즈' 폐기수순 밟는다읽음

류인하 기자
시각장애인 전용 앱 ‘엔젤아이즈’. 현재 시스템 오류로 신규회원가입이 제한되고 있다. 류인하 기자

시각장애인 전용 앱 ‘엔젤아이즈’. 현재 시스템 오류로 신규회원가입이 제한되고 있다. 류인하 기자

서울시의 시각장애인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엔젤 아이즈’ 가 출시 5년 만에 폐기 수순을 밟는다. 이용자 수 부족이 원인이다.

서울시는 시각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즉시 확인하기 어려운 각종 글자와 지도 등을 지인이 대신 읽어주는 앱인 ‘엔젤 아이즈’를 2016년 3월 지자체 최초로 출시했다. 시스템 구축에만 5억원이 들었다. 그러나 이미 기존에 있는 민간 앱보다 떨어지는 서비스 품질 등으로 ‘엔젤 아이즈’는 시행 초기부터 시각장애인의 외면을 받았다. 2016년 앱 다운로드 수는 449건에 그쳤으며, 올해까지 5년간 누적 다운로드수는 1609건에 불과했다. 앱을 내려 받고도 대부분은 이용하지도 않았다.

엔젤아이즈는 시각장애인이 평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인 5~6명을 앱에 등록해 놓고, 도움이 필요할 때 연락해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지인이 해당 글자나 그림, 지도 등을 읽어주는 방식의 시스템이다. 결국 지인과의 ‘매칭 건수’가 앱 사용 실적을 좌우한다. 2017년 매칭 건수는 290건에 불과했다. 2018년 367건, 2019년 395건, 2020년 306건이었다. 전체 이용건수의 90%는 동일인 1명이 이용한 수치다. 올해는 단 한 건의 이용도 없었다. 결국 시각장애인조차 외면한 앱에 서울시가 매년 700만원 안팎의 유지·보수 비용을 들이며 세금을 낭비해온 셈이다. 현재 해당 앱은 시스템 오류로 앱을 통한 신규가입도 되지 않는다. 시 관계자는 “시스템 복구비용에 1800만원이 소요되며, 현재 재구축작업도 해야하는데 여기에 2억원 정도가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29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애물단지’가 돼 버린 엔젤아이즈를 폐기하는 방향으로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시각장애인연합회 등 7개 관련단체의 의견을 들었으며, 현재 지난해까지 앱을 사용했던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의견청취를 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출시 이후 ‘비 마이 아이즈’나 ‘설리번 플러스’와 같은 민간 시각장애인 앱 만큼 유지관리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외면을 받은 것은 지적받아야 할 부분이 맞다”면서 “다만 앞으로 어떻게 정리해나갈지는 좀 더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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