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전' 만들던 조선 군수물자 제조관청 '군기시', 가상현실로 재탄생한다

류인하 기자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1층 시민청에 보존돼 있는 군기시 터. 서울시 제공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1층 시민청에 보존돼 있는 군기시 터. 서울시 제공

조선 건국과 동시에 설립돼 무기 등 군수물자 제조를 담당했던 조선시대 관청인 ‘군기시(軍器寺)’가 디지털로 복원된다. 군기시는 오늘날 방위사업청(국방과학연구소)으로 볼 수 있다.

서울시는 군기시가 철거된 지 약 100여 년 만에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통해 당시를 재현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시는 문화재청 및 민간기업과 이날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내년 공개를 목표로 본격적인 복원작업에 들어간다.

군기시는 조선시대 무기를 제조하던 관청으로 태조원년(1392년)에 설치돼 고종 21년(1884년)에 폐지됐다. 경국대전 기록에 따르면 당시 군기시에 근무하는 장인만 600여명에 이르렀으며 무기제조기술 역시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이번 디지털 문화유산 복원사업은 2019년 돈의문에 이어 두 번째 사업으로 역사와 기술,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융·복합 콘텐츠다. 서울시는 시민들에게 시공간을 초월한 체험기회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하나의 역사관광 모델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2006~2009년 서울시청 신청사 건립공사 중 군기시 터를 발굴해 신청사 지하1층 시민청에 ‘군기시 유적전시실’을 설치해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서울시청 지하 군기시 유적전시실 내에 남아있는 유적 5채가 복원된다. 옛 군기시 내·외부 모습을 AR로 생생하게 볼 수 있고, VR기기로 군기시 전체 모습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초 로켓무기인 ‘신기전’을 비롯해 군기시에서 개발됐던 전통 무기류를 체험해볼 수 있는 콘텐츠도 기획 중이라고 서울시는 전했다.

영화 <신기전>의 한 장면. 신기전은 세종30년(1448년)에 제작돼17세기 이후까지 널리 생산된 고체로켓으로 고려시대 최무선에 의해 발명된 로켓병기인 ‘주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 신기전 자료사진

영화 <신기전>의 한 장면. 신기전은 세종30년(1448년)에 제작돼17세기 이후까지 널리 생산된 고체로켓으로 고려시대 최무선에 의해 발명된 로켓병기인 ‘주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 신기전 자료사진

‘경복궁 궁중의례’도 AR로 재현된다. 경복궁 근정전에서 임금과 주요 관리가 국정 대소사를 논하던 조회(朝會)와 궁중잔치인 ‘연향’ 등 다양한 궁중행사를 AR로 재현해 스마트폰만 있으면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성문(돈의문)에 이어 관청(군기시)과 궁궐(경복궁)까지 콘텐츠를 확대해 개별 디지털 문화유산이 통합된 디지털 기술로 연결돼 융·복합되는 ‘헤리티지 유니버스’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조인동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시민들이 실생활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더 나아가 서울의 문화유산에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며 “이러한 민관협력의 성공사례가 계속되어 코로나19로 침체된 관광산업이 활력을 되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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