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이목 쏠리는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직장 갑질 vs 피해자 코스프레' 공방에 이재명까지

민서영·조해람 기자

대학 측 "노조, 유족 부추겨 사실 왜곡···관리자 마녀사냥"

학생처장 "역겹다" 비판받은 이재명, 학교서 유족 만나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기숙사 청소 노동자 사망 현장 방문을 마친 뒤 유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기숙사 청소 노동자 사망 현장 방문을 마친 뒤 유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서울대 보직교수들이 최근 숨진 채 발견된 서울대 청소노동자의 사망 사건의 배경이 ‘직장 내 갑질’이라는 노조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들이 반박성 해명을 올리면서 ‘마녀사냥’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 등의 과격한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청소노동자의 일터 현장을 방문해 유족을 만나는 등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사건 진상규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들은 ‘청소노동자 이모씨의 사망에 인격모독적 직장 내 갑질이 있었다’는 노조의 문제제기에 대해 ‘사실 왜곡’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은 지난 10일 남성현 기획시설부관장(지구환경공학부 교수) 명의로 홈페이지에 공지글을 올려 “노조 측에서 청소 노동자들과 유족을 부추겨 직장 내 갑질이 있었다고 사실 관계를 왜곡하며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해당 관리자에 대해 마녀사냥 식으로 갑질 프레임을 씌우는 불미스러운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해당 글은 삭제됐다.

구민교 서울대 학생처장(행정대학원 교수)도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순수하고 겸손한 유족에게 노조가 개입해 억지로 산재 인정을 받아내기 위해서 ‘중간 관리자의 갑질’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며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 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것이 역겹다”고 적었다. 비판이 커지자 구 처장은 게시물을 삭제했다가 지난 10일 다시 글을 올리며 “역겹다는 것은 정치권을 두고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구 처장은 경향신문에 “노조가 만든 갑질 프레임의 도가 지나치다고 판단해 서울대 구성원의 한 명으로 개인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며 “역겹다는 표현은 좀 과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재명 지사 등 정치권에서 (이번 사건을) 유통시키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고인이 사망 전 서울대로부터 부당한 갑질과 군대식 업무 지시, 힘든 노동 강도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밝혔다. 중간 관리자가 청소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학교 시설물 이름을 영어와 한자로 쓰는 시험을 보게 하는가 하면, 매주 열리는 회의에 정장 차림을 요구하는 등의 ‘직장 갑질’이 사망과 연관성이 있다는 취지였다.

서울대 학생처장이 ‘역겹다’는 대상으로 지목한 정치권에서도 사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지사는 이날 서울대를 방문해 이씨의 유족들을 만나고 학교 관계자, 노조와 비공개 간담회를 했다. 이 지사는 기숙사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충분한 진상 규명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 캠프 측에 따르면 이 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학교 측이 노조도 진상조사에 공동으로 참여할 기회를 주면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많은 분이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으로 재임 시기인 2014년 여동생이 청소노동자로 일하다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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