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기혼여성 고용분석
기혼 여성 고용률 꾸준히 늘었지만 비혼 여성보다 14%P 낮아
출산, 취업 막는 가장 큰 요인…“일·가정 양립 방안 마련해야”
기혼 여성의 고용률이 결혼과 동시에 떨어져 결혼 5년차에 최저에 이르고 결혼 당시 고용률을 회복하는 데 21년가량 걸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3일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 변화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한국노동패널’ 2009~2019년 자료를 바탕으로 결혼 연차에 따른 고용률(25~64세 기준) 변화를 분석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 여성의 고용률은 결혼과 함께 감소하다가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는 반면, 남성의 경우 결혼 후 고용률이 소폭 증가·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혼 여성의 고용률은 결혼 당시 68.1%에서 이듬해인 결혼 1년차에 56.2%로 떨어졌다. 그 뒤 내림세를 이어가다 결혼 5년차에 40.5%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혼 여성의 고용률이 결혼 당시인 68%대를 회복하기까지는 약 21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혼 남성의 고용률은 결혼 당해 연도 89.9%에서 이듬해 92.7%로 오른 뒤 95.8%(5년차)~98.2%(8년차)~93.8%(21년차)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여부에 따른 고용률도 여성과 남성이 차이를 보였다. 기혼 여성의 고용률은 2009년 48.8%에서 2019년에는 57.6%까지 증가했지만 미혼 여성(2009년 73.2%→2019년 71.6%)의 고용률보다 14%포인트 낮았다. 남성의 경우는 2019년 기준 기혼 남성의 고용률이 92.3%로 미혼 남성의 고용률 69.7%보다 22%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결혼 이후 경제활동은 남성이 담당하고 육아 및 가사는 여성이 담당한다는 전통적 사고방식이 아직까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여성의 결혼 이후 경제활동 참여를 가장 어렵게 하는 요인은 ‘출산’으로 분석됐다. 기혼 직장 여성의 경우 자녀가 1명 있으면 취업유지율이 약 29.8%포인트, 두 자녀일 때 약 30.2%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남성은 자녀가 있을 경우 오히려 취업확률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당시 미취업 남성의 경우 자녀가 1명 있으면 취업확률은 오히려 24.2%포인트 증가했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여성의 육아부담이 경제활동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연근무제도를 도입·확대하고, 노동시장의 제도개혁을 통해 여성의 일과 가정의 양립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