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지사직 상실 ‘또 권한대행 체제’···경남도청 ‘침통’읽음

백승목 기자

김 지사 "최종 판단은 국민 몫"

일부 지지자 "힘내세요" 외치기도

도청 직원들은 "우려가 현실로"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21일 경남도청에서 입장 표명 중 생각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21일 경남도청에서 입장 표명 중 생각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이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에 실형을 선고한 21일 경남도청은 하루 종일 침통한 분위기였다.

김 지사는 이날 법원 선고 후 도청을 나서면서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지만 법정을 통한 진실 찾기는 더 진행할 방법이 없어졌다”며 “대법원이 내린 판결에 따라 제가 감내해야 할 몫은 온전히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법정을 통한 진실 찾기가 벽에 막혔다고 진실이 바뀔 수는 없다”며 “저의 결백과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은 여기서 멈추지만 무엇이 진실인지 최종 판단은 이제 국민 몫으로 남겨드려야 할 것 같다”고 선고 결과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김 지사는 “그동안 저를 믿고 지지해준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며 “지난 3년간 도정을 적극 도와준 도민께 진심으로 송구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김 지사가 발언을 끝내고 차량에 탑승하려고 하자 “지사님 힘내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경남도청 직원들은 법원 선고결과와 관련한 언급을 극도로 꺼렸지만, 막상 실형선고가 나오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경남도청공무원노조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 지사의 유죄 확정으로 또다시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하게 된 점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면서 “그간 추진되던 각종 도정 정책들이 차질없도록 공직자들은 더욱 업무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본다”는 입장을 냈다.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을 기대하기도 했던 일부 직원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 김 지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부울경 메가시티, 광역교통망, 가덕도 신공항, 서부권 공공의료원 설립 등 굵직한 현안의 추진동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경남은 2019년 1월 1심 선고로 김 지사가 법정구속되고 보석 석방되기까지 70여일간 지사 자리가 비어있었다. 김 지사의 지사직 상실로 향후 경남은 하병필 행정부지사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경남 지사 공석 사태는 이전에도 있었다. 2003년 김혁규 전 지사, 2012년 김두관 전 지사, 2017년 홍준표 전 지사가 대권 도전 등 자신들의 정치 행보를 위해 중도사퇴하는 등 지금까지 4차례 권한대행 체제로 도정이 운영된 바 있다. 다만 임기 중 중도하차한 경남지사 중 형사처벌 때문에 지사직을 내놓은 사람은 김경수 지사가 유일하다.

경남도민들은 잦은 지사 공석 사태 때문에 경남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커지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창원에 사는 박모씨(45)는 “지사 공석 사태가 거듭되는 악순환이 이젠 끊어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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