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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속옷 빨래를 숙제로 내주고 부적절한 표현이 담긴 댓글을 달아 논란이 된 교사가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12부(재판장 황운서)는 아동학대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교사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동시에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시설 취업제한 5년도 명령했다.

20~21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재판에서 배심원 7명은 모두 A씨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5명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2명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양형 의견을 냈다. 체육 시간에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공소 사실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2020년 5월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정치하는엄마들 주최로 ‘속옷 빨래 숙제’로 물의를 빚은 울산 모 초등학교 교사 고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 5월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정치하는엄마들 주최로 ‘속옷 빨래 숙제’로 물의를 빚은 울산 모 초등학교 교사 고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지난해 4월 학생들에게 속옷 빨래를 숙제로 내고 학습 SNS에 사진을 올리게 한 뒤, 해당 게시물에 “이쁜 속옷 부끄부끄” “울 공주님 분홍색 속옷 이뻐여” 등의 댓글을 달아 논란이 됐다. 앞서 2019년에는 속옷 빨래 사진을 동영상으로 편집해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재판에서는 이 숙제가 학대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속옷 빨래 숙제를 놀이 개념으로 인식했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학부모는 아이가 이 숙제를 싫어했으며 A교사가 SNS에 ‘섹시 속옷 자기가 빨기’라는 제목으로 사진을 올려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번 선고에 대해 이베로니카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배심원단이 만장일치로 유죄를 선고했지만 형량이 기대에 못 미친다. 검찰이 속히 항소해야 한다”며 “속옷 숙제뿐 아니라 A씨가 교단에서 해온 행위가 아동그루밍이라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한 학부모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고 A씨를 파면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1개월 만에 22만명의 동의를 받았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해 5월 A씨를 파면했다. 이번 선고가 확정되면 A씨는 복직할 수 없게 된다.


이하늬 기자 hanee@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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