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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성 선거사무소 비용 대납 의혹 필드그룹, 인테리어 공사 발주도 관여

김태희·조해람 기자
경기 광주시 초월읍에 위치한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선거사무소 컨셉안. 이 사무소 인테리어 공사비 1억여원 중 2500여만원을 지역구 법인이 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독자 제공

경기 광주시 초월읍에 위치한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선거사무소 컨셉안. 이 사무소 인테리어 공사비 1억여원 중 2500여만원을 지역구 법인이 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독자 제공

지난 21대 총선 당시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56·재선)의 선거사무소 인테리어 비용을 일부 대납한 의혹을 받는 기업이 해당 인테리어 공사의 발주까지 맡은 사실이 드러났다.

27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임 의원 선거사무소 인테리어 시공업체의 견적서를 보면, 발주처는 ‘주식회사 필드테크’, 공사명은 ‘초월읍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라고 적혀 있다. 필드테크는 필드그룹 계열사 중 하나로, 이 기업은 경기 광주시 초월읍에 위치한 임 의원의 선거사무소 ‘사랑방’ 인테리어 비용 1억여원 중 4분의 1가량인 2500여만원을 대납한 의혹(경향신문 2021년 7월27일자 1면 보도)이 있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임 의원 선거사무소 인테리어 공사 최종 정산 견적서.

경향신문이 입수한 임 의원 선거사무소 인테리어 공사 최종 정산 견적서.

21대 총선 4개월 전인 2019년 12월24일 작성된 이 견적서에 공사금액은 1억380만원으로 기재돼 있다. 가설·바닥·벽체·천정·가구·기타 공사 등에 소요되는 직접공사비와 공과잡비·지방경비 등 일반관리비를 포함한 금액이다. 총 5페이지 분량의 견적서에는 당초 1억730만원으로 책정된 공사금액이 1억380만원으로 변경됐고, 최종 협상을 거쳐 1억원으로 확정된 흔적이 담겨 있다.

임 의원의 선거사무소 설계·시공 전 과정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임 의원 쪽에서 6000여만원을 결제했고, (필드그룹 계열사인) 필드글로벌과 필드원종합건설이 2500여만원을, 다른 모 설비업체가 2000만원 가까이 결제했다”고 말했다. 임 의원의 ‘정치자금 지출보고서’를 보면 견적서가 나온 지 일주일 뒤인 2019년 12월30일 5501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돼 있다. 같은 달 17일 계약금 1000만원을 치른 뒤 잔금을 납입한 것이다. 임 의원이 지출한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비 총액은 6500만원이라는 얘기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임 의원 선거사무소 인테리어 공사 최종 정산 견적서.

경향신문이 입수한 임 의원 선거사무소 인테리어 공사 최종 정산 견적서.

임 의원은 인테리어 계약, 공사, 대금 결제 모든 과정이 의원실과 시공업체 양측 사이에서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임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2019년 말 선거사무소를 이전하며 필드테크 대표로부터 서울 소재 시공업체를 소개받아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면서 “시공업체에서 견적서를 받고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그해 12월말 공사를 마무리하며 대금을 모두 결재했다”고 밝혔다. 필드그룹 측은 “시공업체를 소개만 해줬을 뿐, 인테리어는 의원 측에서 진행했기에 견적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필드그룹 자회사인 필드테크 인터넷 홈페이지 수주현황에 경기 광주시 육교 개선사업에 사용된 제품 관련 기록이 남아있다. 인터넷 갈무리

필드그룹 자회사인 필드테크 인터넷 홈페이지 수주현황에 경기 광주시 육교 개선사업에 사용된 제품 관련 기록이 남아있다. 인터넷 갈무리

경기 광주시청이 진행한 육교 개선사업 대상 육교 10곳 중 6곳에 필드그룹 계열사 제품이 쓰인 사실도 확인됐다. 광주시청이 2018년 4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진행된 이 사업에 필드그룹 계열사인 필드원종합건설이 생산한 바닥재가 절반 넘게 사용된 것이다. 바닥재 교체에 들어간 비용은 총 6090만여원이다. 경기 광주시을은 임 의원의 지역구이다.

지난 22일 찾은 경기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오포육교에 필드그룹 자회사인 필드원종합건설에서 납품한 바닥재가 설치돼 있다. 김태희 기자

지난 22일 찾은 경기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오포육교에 필드그룹 자회사인 필드원종합건설에서 납품한 바닥재가 설치돼 있다. 김태희 기자

광주시 관계자는 육교 개선사업에서 특정업체 제품이 대거 채택된 이유에 대해 “육교이다 보니 시공이 오래 걸리면 보행자가 이용하기 힘들어 플라스틱 바닥재로 시공하기로 한 것”이라며 “당시 조달청 나라장터에 2개의 회사에서 생산하는 플라스틱 바닥재가 있었고, 필드원종합건설의 제품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이들 사업은 모두 조달청을 통해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임종성 의원이나 의원실이 개입할 여지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필드그룹 관계자는 “개발에만 100억원이 들어간 제품으로 ‘조달우수인증’을 받고 정상적으로 납품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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