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리냐” vs “패륜이다”···‘쥴리’ 벽화 둘러싸고 시민들 '갈등'읽음

김혜리 기자
서울 관철동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벽화 앞에 세워진 차량 앞에서 한 시민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김혜리기자.

서울 관철동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벽화 앞에 세워진 차량 앞에서 한 시민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김혜리기자.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벽화를 둘러싼 갈등이 정치권을 넘어 시민들로까지 번지고 있다.

29일 기자가 찾은 해당 서점 1층 외벽 김건희씨 그림 앞에는 보수단체 회원들의 차량이 서 있었다. 벽화를 가리기 위해 전날부터 차량을 정차해 두었다는 윤 전 총장 팬클럽 ‘열지대’의 김상진 회장은 “이 벽화는 금도를 넘은 거다. 아무리 선거철이라 네거티브를 한다고 해도 확인되지도 않은 사생활에 대한 부분을 공격하고 유포하는 짓은 패륜”이라고 말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차량 틈새로도 벽화를 볼 수 없도록 패널로 벽화를 막고 확성기를 이용해 1인 시위를 이어갔다.

보수단체 회원 차량들이 서점 외벽에 그려진 벽화를 가리고 있다. 김혜리기자.

보수단체 회원 차량들이 서점 외벽에 그려진 벽화를 가리고 있다. 김혜리기자.

보수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서점 외벽 앞에 서있다. 김혜리기자.

보수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서점 외벽 앞에 서있다. 김혜리기자.

벽화는 서점 사장이자 건물주인 A씨의 지시로 보름 전 그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A씨 지인인 지승룡 민들레영토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 “(A씨가) 벽화를 그린 이유는 윤석열씨가 헌법적 가치관이 파괴돼 출마했다는 말을 듣고 시민으로 분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헌법적 가치인 개인의 자유를 말하려는 뜻이라고 한다. 서점 대표님은 담대함으로 흔들림이 없다. 선한 시민들의 자유를 위한 용기에 존경을 표한다“고 적었다.

벽화가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자 전날부터 사람들이 몰려왔다. 외벽에 그려진 벽화에는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와 함께 한 여성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그 옆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란 문구 옆에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쥴리’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문건에 등장한다. 김씨가 과거 유흥업소에 종사할 때의 별칭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를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벽화를 보러 현장을 찾은 사람들과 갈등을 빚었다. 수원에서 벽화를 보러 왔다는 한 남성은 “기껏 벽화를 보러 왔는데 (보수 회원들이) 아침부터 막아놔서 보지도 못하게 한다”며 보수 유튜버들 쪽으로 다가섰다. 한 50대 남성은 “벽화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저렇게 아침부터 막아가며 소리 지르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한 보수단체 회원은 ‘왜 벽화를 가리냐’며 항의하는 사람에게 확성기를 들고 “당신네 딸내미가 이렇게 쓰여 있으면 좋겠냐”며 “여기 있는 그림은 허위사실 유포고 불법”이라고 외쳤다. 양측은 “신고해보라”며 말싸움을 이어갔다.

서점 인근 건물에서 불편을 호소하는 신고를 전날 접수한 경찰은 현장 인근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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