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에 대한 적색 경보 알람이 귀청이 떨어질 만큼 크게 울리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UN사무총장은 9일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 중 제1실무그룹 보고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IPCC는 이날 1.5도 지구 온난화 시점이 당초 전망했던 것보다 10년 이상 빨리 다가오고 있으며, 지금의 기후시스템 변화는 전례없는 수준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관련기사: ‘명백히 인간에 의한’ 전례없는 기후변화...곧 1.5도 상승 가능성 ↑)
구테흐스 총장은 “전세계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국제적 합의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위험할만치 높아졌다. 우리는 머지 않은 날에 기온 상승이 1.5도를 넘어설 수 있는 위험에 처해있다”며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모두가 보다 시급하게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구 기온 상승은 최근 수십년간 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대기 중 온실가스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으며, 이상기후와 기후재난은 그 정도와 빈도가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보고서가 명확히 했듯이, 더는 지체하거나 변명할 시간이 없다”며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되는 UN기후협의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이유”라고 했다.
■“관건은 속도” “빠르게 정책 전환해야” 한목소리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전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이 보고서는 전 세계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성장 모델로 신속히 전환해야만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며 “기후변화의 기하급수적 영향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관건은 속도”라며 “기후변화의 영향이 뻗치는 것보다 빠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살리물 허크 국제기후변화개발센터 국장은 “IPCC의 새 보고서는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공허했던 약속의 거품이 곧 꺼질 거라는 마지막 경고”라며 “G20 국가들은 빠르게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질질 미루는 것은 자살행위이며,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을 가져올 것이다. 명확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마크 카니 UN기후행동 특사는 “IPCC의 평가는 기후위기의 심각성,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 및 전략적 대응을 이해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반드시 읽어봐야 하며, 그 핵심은 즉각적인 전략 행동의 필요성에 있다”고 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도 입장문을 냈다.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기후변화가 당초 예측보다 더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기후위기로부터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1.5도 제한 목표를 달성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당장 급격한 온실가스 감축을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장다울 그린피스 정책전문위원도 “화석연료 퇴출을 위한 정책결정권자의 결단, 그리고 빠른 전환을 위한 보상과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