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은 자살예방, 편의점은 치매예방...'진화'하는 사회안전망

충남 예산군의 치매안심가맹점 1호점으로 지정된 덕산면의 CU편의점. 예산군 제공

충남 서산시가 약국을 통해 자살을 예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예산군은 편의점을 치매 안전망의 거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서산시는 끊이지 않는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관내 67개 약국을 ‘생명존중약국’으로 지정,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시는 서산공용터미널 앞 ‘터미널약국’ 등을 생명존중약국으로 지정하고 약국에 ‘생명존중약국’이라는 현판을 붙였다.

충남 서산시가 관내 약국에 부착한 ‘생명존중약국’ 현판. 서산시 제공

생명존중약국은 약국을 이용하는 사람의 자살 또는 우울 신호를 모니터링한 뒤 서산시의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자살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서산시 관계자는 “약사가 약국을 이용하는 사람의 구입 희망 약품이나 증상·행동 등을 바탕으로 자살 시도 가능성이 있고나 우울증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아보도록 권유하는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시는 이들 약국에 우울증의 정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마음 척도지’와‘마음함’을 비치했다. 서산시는 시민이 작성한 ‘마음척도지’를 ‘마음함’에 넣으면, 그 내용을 확인한 뒤 결과에 따라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통해 상담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는 각 약국에 ‘QR코드’도 비치해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검사를 받은 뒤 정신건강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서산시 관계자는 “약사의 전문성을 통해 자살위기자를 조기에 발견해 자살을 사전에 예방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산시의 연간 자살자는 60~80명을 오르내린다.

생명존중약국 제도는 충남도가 기획했다. 천안시·당진시·금산군·부여군 등 다른 시·군도 시행에 들어가거나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맹정호 충남 서산시장(왼쪽에서 3번째)이 서산시 서산공용터미널 앞 터미널약국에서 ‘생명존중약국’ 현판 제막식을 열고 있다. 서산시 제공

맹정호 서산시장은 “생명존중약국을 통해 우울 고위험군 등을 조기 발굴해 관리한다면 자살을 줄여나갈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 예산군은 편의점을 치매안전망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정책도 추진한다.

예산군은 이를 위해 덕산면 ‘CU편의점 내포만남의광장점’을 ‘치매안심가맹점’으로 지정했다. 치매안심가맹점은 치매가 의심되는 사람이나, 치매 증상을 보이며 배회하는 사람, 치매로 실종된 사람 등을 발견하는 경우 임시보호조치를 취한 뒤 귀가를 안내하고 치매가 의심되는 사람에 대해서는 치매안심센터 등을 통한 치매조기검진을 권유하는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예산군은 앞으로 치매안심가맹점을 더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업자는 예산군치매안심센터(041-339-6125)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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